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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 만든 태양광車로 `지옥 랠리` 완주 도전 / 자동차 동아리 KUST

전남 영암군에 위치한 한 오피스텔 원룸에 유리 먼지가 박혀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대학생 9명이 "끙끙" 신음 소리를 내며 잠을 청한다. 이들은 10월 호주에서 열릴 세계 최대 태양광자동차 대회인 '월드솔라챌린지(WSC)'에 출전하는 국민대 학부생 동아리 커스트(KUST) 회원들이다.

2년 주기로 개최되는 월드솔라챌린지는 다른 자동차 경주와 비교해 특별한 의미가 있는 대회다. 호주 북단 다윈에서 남단 아들레이드까지 3021㎞를 오직 태양광 에너지만 이용하는 자동차로 완주해야 한다. 게다가 이 대회는 일명 '지옥의 레이스'로 악명이 높다. 해가 뜰 때 출발해 밤이 되면 그때까지 간 곳에 캠프를 차린 후 잠을 자며 6일간 레이스를 이어가야 한다.

웬만한 기술과 장비로는 상위권 입상은커녕 완주조차 힘들다. 따라서 지옥의 3021㎞를 완주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친환경 자동차 기술력을 인정받는다. 2011년 국내 대학생 중 최초로 대회에 출전한 커스트는 올해 세 번째 도전한다. 전 대회에서 2013㎞밖에 달리지 못해 47개 팀 중 15위를 기록한 커스트는 이번엔 10위권을 노리고 있다.

커스트는 재작년 가을부터 이번 대회에 출전할 차량 설계를 시작해 올해 초 제작에 들어갔다.

이들의 기술력은 세계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았지만 예산이 문제였다. 대회 때마다 강호로 뽑히는 일본 토카이대학팀은 도레이로부터, 미국 스탠퍼드대팀 역시 여러 유력 기업으로부터 풍부한 지원을 받았다. 반면 커스트는 학생들이 매달 5만원씩 내는 회비로 태양광차를 만들어야만 했다. 좀 더 좋은 결과를 내려고 국내 기업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6일간 지옥의 레이스에 필수품 중 하나가 야영 용품이다. 이를 위해 국내 유명 아웃도어업체에 무려 6개월 이상 애타게 지원을 요청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노(No)'였다.

그러나 녹록지 않은 예산과 지원도 커스트 멤버들 열정을 꺾을 순 없었다. 커스트는 끊임없이 기업을 찾아다니면서 차량 제조에 필요한 부품을 원가 수준으로 받아냈다. 작업장 역시 무상으로 쓸 수 있는 작업장을 찾았다. 올해 1월 전남에 위치한 중소 조선연구원 작업공간을 빌려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갔다. 테스트 주행이 필요했던 6월부터는 경남 사천에 있는 항공우주센터로 커스트 학생 20여 명이 이동해 스스로 숙식을 해결하며 대회를 준비했다. 이번 대회에서 핸들을 잡게 될 김호중 씨(국민대 11학번)는 "작업장 사용 기간을 맞추기 위해 이틀에 한 번꼴로 잠을 자며 차를 만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문제는 차체였다. 오직 태양광으로만 움직여야 하는 만큼 자동차 무게를 최대한 줄여야 했다. 탄소섬유로 차체를 만드는 게 이상적이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게 최대 난관이었다.

정성이 지극하면 하늘도 감동한다고 했다. 이들 열정을 높이 산 기업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SK케미칼이 차량에 쓰일 탄소섬유 프리프레그 0.2t을 공급해주기로 했다. 섬유회사 휴비스는 대회 기간 입게 될 티셔츠와 점퍼 등 150여 벌을 지원해주겠다고 나섰다. 자체 회비와 선배들로부터 받은 지원금 등 1억원에 두 회사 지원이 더해지며 차량 제작 작업이 탄력을 받았다. 결국 커스트는 탄소섬유 태양광차 '백호'를 완성시키며 출전 채비를 완벽히 갖추게 됐다.

 

원문보기 :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735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