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언론속의 국민

[미디어비평] 법조기자단이 뭐길래 / 조수진(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0년 12월 12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조수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비평] 법조기자단이 뭐길래

 

- 검찰기자단 해체 요구 청와대 국민청원 20만명 넘겨
- 오마이뉴스 법조기자단 1년 출입정지 징계 논란
- 출입기자단 제도..pack저널리즘, 떼거리 저널리즘의 비판도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조수진 겸임교수와 전화연결 되어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조수진 교수(이하 조수진)> 네. 안녕하세요?

 

◇김양원> 공수처법 개정안이 엊그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게 돼 다행이다’, 야당은 ‘집권세력의 폭주다’ 이런 서로 극과극에 있는 입장을 내놨는데요. 최근 윤석열 총장 징계위 회부와 공수처법 개정 등 검찰개혁 이슈와 함께 등장한 또 한가지 이슈가 있어요? 사실 시청자나 독자들에게는 생소한 법조기자단 얘깁니다? 

 

◆조수진> 검찰과 법원을 출입하는 기자들을 통칭해서 법조 출입기자라고 하는데요. 최근 검찰 기자단을 해체해달라는 국민청원이 4일 만에 2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법조 관련 기자실은 중앙언론사로 대표되는 일부 언론사가 독점하고 배타적이고 진입장벽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 취재원에 의존하다보니 공생관계가 형성이 되고, 떼거리 저널리즘, 팩저널리즘이라고 하는데 모든 의제가 같게 되는 거죠, 담합도 일어날 수 있구요, 이런 점들이 최근 다시 문제제기가 됐습니다. 사실 이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기자단, 기자실에 대한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왔었는데요, 최근 특별히 검찰개혁, 언론개혁과 관련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법조기자단의 문제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오른 것이구요. 이제 이번 만큼은 반드시 고쳐야 한다는 의지가 법조기자단을 개혁의 대상으로 이슈화한 것이라고 보입니다. 

 

◇김양원> 청와대 국민청원 내용 언급해주셨는데, 최근 있었던 법조기자단 관련 이슈, 하나씩 살펴보죠. 먼저 오마이뉴스가 법조기자단으로부터 출입정지 1년 징계를 받았다? 무슨 내용입니까?

 

◆조수진> 네, 판사사찰 의혹과 관련해 출입처에서 내용은 써도 되고 원본을 사용하지 말라는 요구가 있었다고 해요. 그런데, 오마이뉴스가 그걸 어기고 원본을 낸 건데.. 기자들이라면 그래서 징계받았다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왜 원본은 쓰지 못하게 했지? 정말 필요한 엠바고였나?라는 의문을 갖는 게 맞죠. 그런데 기자단이 징계를 내립니다. 이런 상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오마이뉴스의 경우는 2018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 판결문 전문을 공개했다가 1년 징계받은 적이 있구요, 2001년에는 3월 새로 개항하는 인천공항 기자실 임대료 문제와 관련해 취재를 갔다가..당시에는 오마이뉴스가 기자단에 속해있지 않았던 땐데요, 기자단 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기자단 간사에게 쫓겨난 사건도 있었습니다. 오마이뉴스 뿐 아니라 2016년 국정농단 사건 당시 경향신문도 3개월 징계를 받은 적이 있는데요, 당시 관련 공소장을 요약발췌해서 분석 기사를 냈는데, 출입금지, 자료제공 일체불가 징계가 내려진 적이 있습니다. 

 

◇김양원> 이런 보도를 접하면 시민들은 ‘기자단이 무슨 조직이기에 징계를 내리지?’ 하실 것 같아요? 

 

◆조수진> 네, 먼저 법조기자단은 헌법재판소, 대법원, 서울중앙지법, 대법, 서울중앙지검 등을 출입하는 기자 모임이구요, 현재 40개사 260명의 기자가 소속되어 있습니다. 청와대가 134개 언론매체 230명의 출입기자, 교육부가 38개 매체 77명이 출입하는 것에 비하면 기자의 수가 매우 많구요, 진입장벽도 가장 어렵다고 합니다. 가입규칙을 보면, 6개월 동안 법원, 지검, 대검 등 최소 3명의 인력으로 법조팀을 운영하면서 법조관련기사를 보도해야한다.

 

◇김양원> 일단, 규모가 있어야 하는군요?

 

◆조수진> 네, 이 기간에는 기자실에 들어오지 못하고, 기자단을 통한 자료제공은 일절 없다.

 

◇김양원> 일종의 수습기간 같은 건가요?

 

◆조수진> 또, 기자단 투표 통해 재적 3분의2 출석과 3분의2 찬성이 이뤄지면 기자실 출입이 승인된다/ 투표 결과에 대해 대법원 1진 기자실은 한 차례 거부권 행사가 가능하다...입니다.

 

최종투표는 정성평가여서 자격을 통과해도 부결될 수 있는 거구요, 부결된 이유도 알 수 없다는 겁니다. 2017년 가입심사에서, jtbc, 연합뉴스tv, 채널a, tv조선, 뉴스토마토, 아시아투데이, 파이낸셜뉴스 7개사가 신청했는데요, 법조1진 기자단 투표결과 jtbc만 통과했다고 하니 웬만한 입사면접 만큼 어려운거죠.. 떨어진 이유도 알 수 없었다고 하죠, 중앙지법 비출입 언론사들은 재판도중 노트북을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다고 합니다. 출입도 비표를 받아야 들어갈 수 있고, 판결문 등의 자료도 얻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굉장히 폐쇄적인 거죠, 그래서 정보를 일부 기자단 소속 언론이 독점을 하는 형태라 볼 수 있는 겁니다

 

◇김양원> 물론 3년 전 기자단 심사 내용이긴 하지만 들어면 바로 알만한 종편사나 신문사들이 기자단 진입 심사에서 떨어졌다고 하니까 기자단 진입이 쉽지는 않은 거네요?

 

◆조수진> 작년 이맘땝니다. MBC PD 수첩에서 <검찰기자단>편을 방송하자 대법원 기자단이 성명을 내고 사과와 정정보도를 요구한 일도 있었죠. 이에 대해 PD연합회가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었는데요, 
그리고 이번에 미디어오늘과 뉴스타파가 서울고법과 고검 기자실 사용 신청서를 낼 예정이고, 거부하면 이어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모임과 함께 행정소송과 헌법소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송 내용은 출입증 발급을 거부한 공공기관 위법부당, 모든 언론사에 보장해야할 언론활동의 자유침해 소송이 될 것이라고 하는데요. 미디어오늘과 뉴스타파는 기자단의 폐해를 공론화하고 법조기자단의 관행 카르텔을 깨겠다는 의미로 소송을 준비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지켜봐야겠죠.

 

◇김양원> 그렇군요. 최근 검찰개혁과 연관어로 거론되는 말이 ‘언론개혁’입니다. 언론개혁의 이유 중 하나로 ‘검찰에 따르면’ 또는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라고 씌여지는 이른바 검찰발 보도가 너무 많다는 거에요? 

 

◆조수진> 민언련이 조사한 자룐데요, 검찰개혁에 대해 다룬 기사들을 보니 법무부 개혁안을 다룬 기사 337건 중 50%가 내용 단순전달이었고, 검찰 입장에서 비판하는 내용이 45%였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우려하던 바죠. 실제 보도자료에 의존하다보면 그 입장에 대해 비판하기 어렵다는 연구결과도 이전에 소개한 바있는데요. 권력 비판의 기능이 언론의 기능, 역할인데요, 이러한 기능을 제대로 못하는 겁니다. 또 출입처의 정보를 독점하고 거기서 흘려주는 정보에 의존하다보면 부적절한 관계가 되기 쉬운 거죠, 기자들이 출입처 생활에 익숙해지면 특종보다 낙종을 더 무서워하게 되는 문제라고 하는데요, 그러다보니 더 의존하게 되구요, 담합의 문제도 심각합니다. 또 획일적인 개성없는 저널리즘 ‘팩(pack)’저널리즘, 그리고 크라우즈(Crouse, 1973)가 처음 제시한 개념인데요, 기자들이 출입처에서 기자단을 이루어 서로 똑같은 정보를 얻기 때문에 발생하는 즉 서로 다른 기자가 사실상 같은 기사를 쓰는 방식으로 뉴스제작에서 흔히 나타나는 ‘떼거리 저널리즘’의 문제가 심각합니다. 

출입처가 제시한 의제가 언론의 동일한 의제가 되기 때문에 다른 이슈가 사회적 의제가 될 가능성을 봉쇄하게 되고, 출입처가 사실상 사회적 의제를 장악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출입처의 문제는 이제 정말 바꿔나가야 할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겁니다. 

 

◇김양원> 우리가 다른 신문이나 방송을 봐도 '왜 뉴스가 다 똑같지?' 라고 느끼는 게 이 출입처 문제로부터 비롯됐을 수 있다...그래서 한때 출입처를 폐쇄하려는 시도도 있었는데, 출입처가 언제부터 있었나요? 

 

◆조수진> 네 말씀하신대로 노무현 정부 때 기자실 개방과 브리핑제 시행을 했었고, 당시 언론과 갈등이 심각했지만 여러 문제 즉 관행, 언론사간 차별, 취재원 유착, 촌지수수 및 향응 등의 폐단을 개선시키는 역할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송의호, 이상식,2007). 물론 취재접근권 제한에 대한 문제로 갈등이 심각했었죠.
이렇게 계속 문제가 반복되는 출입처는 1922년 일제 강점기 조선인 언론이 생기고 난 뒤부터 시작됩니다. 무명회, 철필구락부 등 언론단체 결성이 있었구요, 1922년 3월31일 경제부 기자단이 구성한 ‘간친회’가 가장 먼접니다. 그 후 체신국 출입기자와 관리들이 공동구성한 ‘광화구락부’, 스포츠기자들이 만든 ‘운동기자구락부’등이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부터 형성된 기자단, 기자실제도가 1950년대까지 큰 변화는 없었구요, 이후 정권의 변화에 따라 변화가 있어오다가 80년대 말 언론사들이 다양해지면서 이 문제가 한국언론사상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겁니다. 90년대에는 권언유착에 대한 개혁요구가 일고 거기 기자단 기자실 문제가 주요 이슈로 포함됩니다. 이게 현재까지도 계속된 거죠. 이런 역사들을 이 시간에 자세히 다룰 수는 없지만요, 언론 출입처로 인해 생겨나는 문제는 오래된 일이고, 지속적으로 문제제기가 있어왔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2020년 이제는 정말 말로만이 아닌 문제의 고리를 끊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개혁의 대상이 되어버린 출입기자단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언론의 신뢰도 문제 역시 해결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김양원> 네, 시간상 역사적인 이야기를 자세히 다루진 못해 아쉬운데요. 출입기자단을 개혁하자, 라는 문제제기가 언론의 신뢰도, 나아가서 언론개혁의 첫 단추일 수도 있다는 말씀까지 듣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조수진> 네, 감사합니다.

 

◇김양원> 지금까지 조수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였습니다.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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