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언론속의 국민

우리 모두에게 ‘영업마인드’가 필요한 이유 / 이은형(경영학부) 교수

“저는 엔지니어인 데다 내성적 성격이라 영업에는 맞지 않습니다.”


한 사원이 직장 상사에게 말했다. 그러자 상사가 대답했다.


“제임스, 영업사원이라고 꼭 말을 잘해야 하는 것은 아니네. 오히려 말을 줄이고 고객의 말을 귀담아서 잘 들어보게. 질문을 하고 답변을 끝까지 들어보게. 고객의 불편을 잘 듣고 그것을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노력한다면 그것이 바로 좋은 영업사원이라네.”

 

 

 


다이슨, 고객 불편 집중해 성공
고객에 귀 기울이는 것이 기본
신입사원 영업점 순환경험 필요

 

 


제임스 다이슨

 


다양한 제품의 전기 모터를 생산하는 로톡 엔지니어링에서 일하던 제임스 다이슨은 상사를 통해 ‘고객의 불편에 답이 있다’는 일생의 가치를 배웠다. 상사는 수륙양용트럭, 사륜구동 휠체어 등을 발명한 발명가이자 로톡 엔지니어링의 창업자인 제레미 프라이다. 다이슨은 ‘영업 마인드를 가진 엔지니어’로 성장했고 프라이의 멘토링을 받아 ‘다이슨’을 창업했다.


잘 알려진 대로 다이슨은 전기 모터를 활용해 먼지 봉투 없는 진공청소기, 날개 없는 선풍기, 머릿결을 덜 손상시키면서 빠르게 말려주는 헤어드라이어 등의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회사다. 고객의 불편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면서 혁신이 이루어졌다. 이 에피소드는 EBS의 프로그램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 시리즈에서 가져온 것이다.


다이슨은 고객의 문제를 먼저 이해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공학적 접근법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에서 ‘다이슨 기술공학대학’을 설립했다. 학생들은 5일 중 3일은 현업에서 일하는 과학자·공학자와 함께 일하고, 나머지 2일은 수업을 받는다. 고객의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동기부여’로 학습에 더욱 열중한다. 다이슨 대학 학생들의 뛰어난 성취는 바로 ‘영업마인드’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이슨의 스토리를 보면서 이제 막 취업을 앞둔 졸업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앞으로 여러분이 하게 될 일이 무엇이든, 전공이 무엇이든, 그리고 성격이 내성적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영업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고객의 불편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 그리고 그 불편을 해소할 방법이 무엇인지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무슨 일을 하게 되든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미 금융권, 유통업을 비롯해 많은 기업에서 신입사원들이 영업점을 돌면서 다양한 직무를 경험하게 하는 제도가 있다. 신입사원이 영업점에서 고객을 만날 기회는 주어지지만, 나중에 실제로 ‘영업부서’에 배치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이 아니면 고객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어쩌면 영업 직무를 하게 될 사원조차 형식적으로 고객을 대하기도 한다.

 

 


제임스 다이슨의 사무실에 있는 과거 그가 개발했던 모터와 제품. [중앙포토]

 


회사도 신입사원의 순환 경험에 그렇게 정성을 기울이지 않는다. 어차피 발령낼 부서는 정해져 있으니 적당히 경험하고 오라는 식이다. 하지만 엔지니어가 고객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그 불편을 기술적으로 해소하려고 노력하면 어떤 결과까지 나올 수 있는지 다이슨 스토리는 보여준다. 물론 다이슨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천재 엔지니어이며 집요한 발명가이므로 모든 사람이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신입사원의 순환 경험을 잘 설계한다면 개인과 조직 모두에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첫 번째 단계는 신입사원이 열린 마음으로 고객을 대할 수 있도록 의미를 설명하는 것이다. 특히 평소 고객을 만날 기회가 적고, 기술에 집중해야 하는 엔지니어일수록 ‘고객과의 접점이 갖는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이 느끼는 불편이 무엇인지 이해하려는 마인드를 장착했다면 두 번째 단계는 고객의 소리를 다양하게 관찰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데이터 분석을 잘하는 신입이라면 콜 센터에 걸려오는 고객의 전화를 유형별로 분류하고 유의미한 패턴을 파악해볼 수 있을 것이다. IT 개발자이지만 영업점에서 고객을 관찰하거나, 아니면 온라인 쇼핑몰에서 고객 피드백을 관찰하면서 문제를 분석해보는 것도 좋겠다. 마지막 단계는 선배들과 소통하면서 아이디어와 정보를 정제하는 것이다. 일주일에 한두 번 시간을 정해서 자신이 정리한 것을 선배와 공유하고 멘토링을 받는다면 고객의 문제를 정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신입사원은 자신의 일에 대한 명료한 방향성을 얻게 될 것이다. 고객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고 동료들과 함께 풀어야 할 문제를 갖게 된다. 또 조직은 생각하지 못했던 참신한 문제의식과 해결법을 발견할 수도 있다. 모두에게 ‘영업 마인드’를!


이은형 국민대 경영대 교수·대외협력처장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