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인! 국민인!!
세계 각지 구슬로 '새 인생' 엮어내죠/前 김인숙 사회학과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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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숙(71)은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 출신이자 성곡미술관 관장이라는 독특한 이력의소유자다.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뉴욕대, 오클라호마주립대 등지에서 수학한 그는 범죄학 전공자로 국민대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2003년 교수직을 떠난 그가 돌연 '공예가'로 인생 2막을 열었다. "어려서부터 구슬을 참 좋아했고 그래서 외국 여행이나 출장을 가면 앤티크샵에 꼭 들러 구슬부터 사곤 했죠. 구슬이 꽤 모이다 보니 그걸 엮어서 장신구를 만들었는데 착용하고 나가면 어디서 구했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나도 하나 사고 싶다'는 말들에 용기를 얻어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했어요. 앞서 퇴임한 동료들 가운데 은퇴 후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봤기 때문에 '나는 은퇴한 후에도 방향을 잃어버린 채 살면 안되겠구나' 생각한 것이 큰 힘이 됐습니다. " 2003년 성곡미술관에서 열린 첫 전시는 당시 디자인계에 적잖은 화제를 모았다. 동서양의 미감이 공존하는 독특한 형태는 물론 공예 관련 전문 교육을 받지 않았기에 더욱 자유분방했던 작가의 신선함이 눈길을 끌었다. 그가 다루는 구슬은 최소 50년 이상의 골동이나 빈티지 재료들이다. 각각의 역사를 간직한 채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던 구슬들이 그의 손끝에서 엮이는 순간 새로운 이미지를 그리며 또 다른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동글동글 구르는 구슬처럼 욕심 없는 자연스러움과 멈추지 않는 자유로움이 영감의 원천이다.
"그 동안 수집해 왔던 구슬만을 재료로 삼습니다. 하루 일과를 끝낸 오후 10시를 전후로 조용히 혼자 앉아 작업을 시작하고 새벽 2~3시까지 계속합니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작업하는 그 시간이 개인적으로 창조의 시간이자 참선과 치유의 시간입니다." 그의 작품은 한국인 못지 않게 외국인에게도 인기다. 뉴욕 모마나 휴스턴 모마, 뉴욕 아시아소사이어티 등에서 전시 요청이 있었지만 작가가 겸손하게 사양했다는 후문이다. 소박한 그의 인품에 비해 작품은 화려한 편이다. 장신구는 '옷차림을 받쳐주는 서포터'라는 그의 지론이 반영된 까닭이다. "장신구는 우선 '눈에 띄는 것'이어야 합니다. 남을 의식해서 눈에 띄지 않게 착용하느니 안 하는 게 낫죠. 그 다음은 대담성입니다. 컬러든 디자인이든 대담해서 상대의 시선을 끌고 질문까지 끌어낸다면 장신구의 존재감은 빛나지요." 작가는 최근 작품 150여점을 삼성동 인터알리아에서 열리는 특별전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는 29일 개막해 11월18일까지 이어진다. 순수 미술만 전시해온 인터알리아가 공예ㆍ디자인 영역으로의 확대를 시도한 이후 첫 전시다. 수집한 원석들로 제작된 그의 작품은 소장가치도 있다. 김 관장은 쌍용그룹을 설립한 고(故) 김성곤 회장의 큰딸이며 김석원 쌍용그룹 명예회장,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의 누나이다. 원문보기 : http://economy.hankooki.com/lpage/entv/201010/e2010102117290594220.htm 출처 : 서울경제 기사입력 : 2010/10/21 17:2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