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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j View 파워스타일] 안규문 밀레코리아 대표/(경제 72) 동문

“진정한 신사는 가죽으로 말한다”
등산복 입고 출근하시나요?” 밀레코리아 안규문(59) 대표가 가끔 듣는 질문이다. 발음이 같은 수입 등산용품 업체 때문이다. 안 대표는 국민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쌍용에서 쿠웨이트·방콕 지사장을 지낸 ‘상사맨’ 출신이다. 2005년 독일 가전업체 밀레(Miele)의 한국법인 초대 대표로 선임됐다. 밀레코리아는 국산 가전이 점유율 90%를 차지하는 국내 시장 환경에서 수입 가전 판매 1위다.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의 빌트인 세탁기와 식기세척기, 25억원짜리 호화 요트의 에스프레소 기계와 인덕션 쿠커가 밀레 제품이다.

10년 입은 양복

                   


10년 입은 피에르 가르뎅 양복에, 5년 된 에르메스 넥타이를 맸다. 유행을 따르는 것보다는 단정한 차림을 중시한다. 그러다 보니 주름이 잘 가는 200수, 300수 명품 정장과는 인연이 없다. 캠브리지·갤럭시 등 국내 브랜드에서 기본 정장을 구입한다. 넥타이는 대표를 맡고 처음 맞은 결혼 기념일에 아내가 선물했다. 토끼띠인 그를 위해 토끼 무늬가 들어간 걸 골라줬다. 브랜드 컬러인 맑은 빨간색이라 중요한 자리에 아껴서 맨다.

20년 쓴 가방

그에게 명품이란 쓰기 편하고, 질리지 않으며, 행복을 주는 물건이다. 가방과 구두는 좋은 가죽을 찾는다. 가장 아끼는 건 하트만의 갈색 슈트 케이스와 지갑. 미국 주재원 월급이 1200달러였는데 가방에 800달러, 지갑에 100달러를 ‘질렀다’. 집세가 200달러일 무렵이다. “진정한 신사는 가죽제품으로 말한다”는 비즈니스 파트너의 말에 꽂혀 넉 달을 고민한 끝에 장만했다. 갈색 구두는 이탈리아 피렌체의 작은 공방에서 샀다.

만년필 수집가

어려운 시절 공부해선지 문구류에 대한 애착이 깊다. 40년도 더 된 은장 파카 만년필은 고등학교 졸업 때 아버지로부터 받았다. 밀레 본사 회장이 이름을 새겨 선물한 만년필도 소중하다. 지금까지 선물받은 필기구만 수십 자루. f(파인)·m(미들) 펜촉과 0.5㎜, 0.7㎜, 0.9㎜ 볼펜·샤프는 용도를 구분해 쓸 정도다. 만년필 컬렉션이 소문나자 한 친구가 그라폰 파버카스텔 백금 만년필을 선물했다. “4대 111년 동안 가전만 만든 밀레처럼 9대 250년 동안 문구만 만들었다”며 추천하더란다.

원문보기 : http://article.joins.com/article/olink.asp?aid=3915438&serviceday=20100717

출처 : 중앙일보-j View 파워스타일                                    기사입력 : 2010.07.17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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