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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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진 <서울댄스프로젝트> 기획감독/(무용전공) 조교수

국민대학교 공연예술학부 무용전공 교수
서울댄스프로젝트 기획감독

- 대표작 -
<구룡동 판타지- 신화재건 프로젝트, 2011>
<춤추는 꽃중년 프로젝트-룸 퍼포먼스, 밝힐 수 없는 무엇의 나눔, 2012 >

<다녀오세요, 구두가 말했습니다, 2007 >
<침묵하라, 2005>, <욕망, 2004> 등

- 수상 이력 -
Time Out New York 선정 2009년 Best Dance 11

“진정한 예술은 삶을 변화시키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한국춤을 기반으로 하는 컨템포러리 댄스를 섬세하고 유연하게 풀어내는 안무가 김윤진(44)은 그동안 음악, 연극, 시각예술과의 협력작업을 통해 장르 간 경계를 넘나들며 영역을 확장시켜온 예술가다.
이미 <구룡동 판타지- 신화재건 프로젝트>(2011)와 <춤추는 꽃중년 프로젝트-룸 퍼포먼스, 밝힐 수 없는 무엇의 나눔>(2012) 등의 작업을 통해 장소성, 지역성, 관계성 등을 기반으로 춤의 사회적 소통 가능성을 실험한 바 있는 그가 이번에 <서울댄스프로젝트>의 기획감독을 맡고 의욕적으로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 춤이란 뭘까?
  사람들마다 고유한 자신의 몸의 감각이 있다. 몸의 발견을 통해 온전히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춤단 워크숍에서도 잘 추고 못 추는 사람들이 섞여있지만 테마음악에 맞춰 춤을 추다가 모두가 자기 자신이 되는 순간이 일초 있었다. 온전하게 자기를 발견하는 시간인 동시에 타자가 수용될 수 있는 시간이란 게 재밌는 지점이다. ‘느낌의 공동체’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춤은 원래 과거부터 그래왔는데 오늘날 너무 와해되어 관리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몸에 대한 억압과 공동체의 붕괴 등이 원인일 것이다.

- 기관에서 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흥미를 못 느끼는 사람도 있을 텐데…
  기존의 관에서 하는 행사가 관제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형식성, 획일성, 일회성이 시민들의 자발성,  자유로움을 방해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는 도전이고 모험이다. 시민의 잠재적 욕구  를 어떻게 조직하느냐가 이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른다. 시민들의 제안을 적극 받아들이는 열린 프로젝   트로서 중간에 도발, 전복 가능한데,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생명력이 없다고 본다.

-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프로젝트가 만들어진 것인가?
  전부 다는 아니지만, 춤단의 적극적 참여로 안무 레퍼토리가 만들어졌다. 또 온라인에서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다. 모든 것이 정해지면 시민들은 구경꾼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서울의 어디에서 춤추고 싶으세요?’ 같은 흥미로운 질문에 대해 시민이 응답하는 방식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또 ‘춤바람 커뮤니티’ 같은 사업에서 기존의 커뮤니티 댄스 전문가와 커뮤니티의 요구 사이에 굉장히 재밌는  토론이 있다. 각각의 커뮤니티가 가진 일상, 장소, 배경을 제시하고 커뮤니티 댄스 전문가가 그것을    풀어나가는 방식도 재미있을 것이다.

-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10여년 전부터 지향하던 것인데, 최근에 작업한 ‘구룡마을 판타지 : 신화재건 프로젝트’, 충무아트홀에서 작업한 ‘춤추는 꽃중년’ 같은 작업들이 모두 이 프로젝트를 하게 된 배경이다.

- 기존의 작품과 이번 프로젝트는 다른가?
  서울이라는 거대도시, 수천만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스케일이 다르고 지향점이 다르다. 도시적인 삶과 춤, 공공성 등을 생각한다. 이 프로젝트에서 나는 춤이 삶을 어떻게 만나는지 보고 싶다. 서울  이라는 도시에서의 삶, 난 이를 서울살이라고 일컫는다.

- 일반인이 단순히 보는 것 외에 간접적으로나마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는지?
  게릴라 춤판에서 다양한 형태의 춤판이 벌어질 것이다. 테마댄스라는 주요 레퍼토리가 있고 이 댄스의  영상을 홈페이지에 올리려고 한다. 시민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테마댄스를 배우고 어디서나 출 수 있다. 춤은 완전히 짜여진 것이 아니라 리듬에 동조된 형상이다. 춤판이 벌어질 때 보는 시민이 이 리듬에 응하면 그것이 바로 참여하는 것이다.

- 다른 플래시몹과의 차이는 있는지?
  보통 플래시몹은 단순히 특정장소에 모여 춤을 추는 것을 일컫는데, 이 프로젝트에서는 첫째, 장소성이 매우 중요하고 둘째, 현장의 시민과의 접점이 중요하다. 아주 순간적이지만 그 안에서 에너지의 장이 바뀌고 춤을 통해 시공간에 머무는데 그 순간적인 공동체, 춤이 촉발시키는 공동체가 형성된다. 그것으로 인해 우리의 삶이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런 부분이 흥미로울 것 같다.

- 춤 이외의 것이 포함된 것도 있나?
  서울의 의미 있는 장소를 습격해서 시민들의 놀이터로 만들고 싶다. 시민들의 제안을 받아서 할 것이다. 그런 장소에서 논다는 의미, 일상이 전복되는 의미를 갖고 다른 방식을 한번 접해보는 것이 될 것이다. 제안을 받아 강연할 수도 있고 퍼포먼스 할 수도 있다. 춤이라는 한정된 영역이 아니라 새로운 발상을 실현하는 과정 자체가 흥미로울 것이다. 매우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도록 만들고 싶다. ‘춤단’ 외에 다양한 가치를 지닌 목소리를 충돌시켜보고 싶다. 그것이 일종의 콜라보레이션이다. 무용이 아니라 사회의 전 영역이 시끌벅적하게 부딪히는 소란스러운 장이 되면 좋겠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내 주위의 사람들이 “이제까지 개인적으로 해왔던 작업과는 다른데, 김윤진이라는 예술가가 이런 관 주도의 행사에 적응할 수 있겠느냐”라고 걱정했지만 나는 주저 없이 달려들었다. 전문가들은 관 주도의 행사에 대해 우려하지만, 일반인들이 오히려 재밌어 한다. 욕구에 접근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주체적인 방식을 조직화해나가는 것에 성패가 달렸다. 매우 민주적이고 일상과 일탈의 경계, 다양하게 영역화된 춤 간의 경계, 관 주도와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 사이의 경계, 삶의 느슨한 경계를 넘나드는 것을 해보고자 한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개입이 가능한 장치를 만드는 것이 내 역할이다. 걱정을 회피하거나 덮어놓거나 한다고 해결되나. 난 비판을 수용하고 그것을 거름삼아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 문제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곧 힐링이다. 도시가 아름답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 속에서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생존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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