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언론속의 국민

테이커(Taker)형에서 기버(Giver)형으로 / 이의용(교양대학) 초빙교수

아쉽게도 우리의 학교 교육은 '경쟁'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모든 걸 경쟁의 결과로 결정한다. 성적이 좋은 사람에게 선택권을 준다. 그로 인한 심각성은 지난해 '스카이 캐슬'이라는 드라마가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청소년들로 하여금 동료를 경쟁 상대자로 인식하게 하는 이 교육을 우리는 언제쯤 걷어낼 수 있을까?

기독교는 의로운 싸움에서는 승리를 강조하지만, 일상에서는 이웃들과 서로 사랑하며 손해보며 용서하며 살아가라고 가르친다. 마태복음 5장에서 예수님은 오른편 뺨을 치면 왼편도 돌려대라, 속옷을 달라 하면 겉옷도 줘라, 5리를 가자고 하면 10리를 동행하라, 심지어 원수도 사랑하고 박해하는 자를 위해 기도하라고 하셨다.

애덤 그랜트가 쓴 'Give and Take'에는 3가지 유형의 인간이 나온다. 남의 것을 가져가는 테이커(Taker)형, 안 주고 안 받는 매처(Matcher)형, 남에게 주는 기버(Giver)형. 교회교육에서는 당연히 기버 유형이 모델이다. 교회는 지는 것, 손해보는 것이 몸에 배도록 가르쳐야 한다. 예배당 안쪽 좌석부터 앉는 것, 주차 바로 하는 것, 뒷사람에게 문의 손잡이를 건네주는 것 등 불편을 자발적으로 감수하는 걸 익히게 해야 한다.

놀이를 통해 연습을 해볼 수 있다. '가위바위보' 게임에서는 보통 이긴 사람이 좋은 것을 선택한다. 교회 교육에서는 이걸 한번 깨볼 필요가 있다. '보'가 '가위'를 이기는 것으로, 그리고 지는 쪽이 선택권을 갖는 걸로. 아주 간단한 놀이지만 지는 것이 이기는 것임을 생각하게 해준다.

윷놀이도 지는 쪽이 이기는 걸로 규칙을 바꿔볼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상대방의 말(馬)을 잡을 것인가?"를 "어떻게 하면 상대방에게 내 말을 잡히게 할 것인가?"로, "어떻게 하면 상대방 말보다 빨리 달릴 것인가?"를 "어떻게 하면 상대방 말보다 늦게 갈 것인가?"로 생각을 바꿔야 질(?) 수가 있다.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그래서 재미있다. 이번 설에 가족들이 지는 윷놀이를 한번 해볼 것을 권한다.

그리고 이 노래도 가사를 바꿔서 한번 불러보자.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당신은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으로. 지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

원문보기: http://www.pckworld.com/article.php?aid=8366297855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본교 소속 구성원이 직접 작성한 기고문이기에 게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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