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미래포럼]온라인게임의 글로벌 퍼블리싱 / 남영호(경영)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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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게임 산업에는 우울한 이야기가 많다. 우선 사행성 도박 사업인 ‘바다이야기’가 아케이드게임으로 가장하고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면서 게임 산업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에 먹칠을 했다. 이제까지 잘 나가던 온라인게임 산업도 올해 출시된 대작들이 흥행에 실패했으며,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국내 제품들의 영향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물론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대작의 실패는 그 반대로 캐주얼게임이 득세할 기회를 주었고, 게임 유저들의 저변을 확대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점은 위안으로 삼을 수 있다. 더구나 넥슨·엔씨소프트와 같은 국내 간판 온라인게임 기업이 글로벌 퍼블리싱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올해는 수년간 기다려온 온라인게임 대작이 많이 출시됐는데 안타깝게도 킬러애플리케이션이 아직 나오고 있지 않다. 그라나도 에스파다, SUN, ZERA 등과 같이 2∼3년에 걸쳐 100억원 이상을 투입한 대작 MMORPG가 줄줄이 유료 상용화에 실패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직까지 운전자금이 부족해 문 닫는다는 기업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개별 게임에 100억원 이상을 투입하고 수익을 내지 못해도 괜찮다는 이야기인데,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여건상 이해하기 힘들다. 그러나 그 대답은 간단한 통계숫자만 보면 알 수 있다. 온라인게임 수출 현황을 분석한 게임백서에 따르면 온라인게임을 수출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로열티 수입이 지난 2004년 2억9000만달러, 2005년 4억6000만달러였다. 2001년부터 합산하면 약 1조원이 해외에서 들어왔다. 이 어마어마한 로열티가 게임 개발사들의 유동성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로열티 수입이 게임개발사들의 주요 자금 조달원이 되고, 우리나라 온라인게임 산업에 생명수가 된다. 그러나 반드시 좋은 일만은 아니다. 지금까지 국내 개발사들은 라이선스 계약 형태로 해외, 특히 중국에 진출했다. 중국 퍼블리셔와 라이선스 계약을 하고 퍼블리셔의 매출에 비례해 로열티를 받는 방식을 사용했다. 과거 2∼3년간 중국 퍼블리셔는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게임을 퍼블리싱하면서 퍼블리싱 서비스 노하우를 얻을 뿐 아니라 수익모델을 확보한 자체 개발 타이틀을 하나둘씩 갖게 됐다. 우리나라 개발사들은 해당 게임의 라이프사이클이 끝나가는 요즈음 새로운 게임을 시장에 집어넣어 보려 애를 쓰지만 이미 시장을 장악한 토종 퍼블리셔의 고객 장악력에 대응할 만한 시장 경쟁력을 찾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즉 라이선스 계약 방식을 사용하면 초기 수년간은 로열티를 얻을 수 있지만 토종 퍼블리셔가 자라고 난 후에는 또 다른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다. 이런 맥락에서 현재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 실시하는 ‘글로벌 서비스 플랫폼(GSP)’ 사업은 매우 시기적절하다. 이 사업은 2004년 말에 글로벌 퍼블리싱의 초보 단계인 글로벌 테스트베드 사업으로 시작했다. 국내 중소개발사들이 해외에 설치된 서버에 게임을 올려놓고 현지 반응을 살펴보는 목적으로 실시했다. 올해 들어 단순한 서버·네트워크 지원이 아닌 통합 서비스지원 플랫폼으로 발전시켰다. 기술 인프라를 제공할 뿐 아니라 해외 진출 마케팅, 파트너 발굴 등을 글로벌하게 지원하고 있다. 글로벌 퍼블리싱은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직접 퍼블리싱을 하면 라이선싱 모델(매출의 20%)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유저와 직접적인 교신을 통해 소비자의 요구 파악, 충성고객의 DB 축적, 시장 현황에 맞는 차기작 개발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다. 소프트웨어진흥원의 자료에 따르면 2006년까지 약 30개 게임이 GSP 사업을 이용해 해외에서 서비스를 진행했고, 10여개 게임은 직접 퍼블리싱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이러한 공공의 지원 사업은 민간으로 자연스럽게 연계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민간사업자가 유사한 모델을 사용해 국내 중소개발사를 해외 시장으로 인도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판로가 확보된다면 우리나라는 글로벌 유저를 대상으로 개발하고, 세계 유저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면서 서비스하는 명실상부한 온라인게임 종주국이 될 것이다. ◆남영호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yhnam@kookmin.ac.kr 출처 : 전자신문 신문게재일자 : 2006/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