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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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에 사랑 싣고 8년째 ''칙~칙~폭폭'' / 공업디자인과 학생들
“삑∼ 삑∼, 칙칙폭폭 칙칙폭폭.”

올해도 어김없이 서울힐튼호텔에서 크리스마스 자선 열차가 힘차게 달린다. 힐튼호텔은 오는 23일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과 함께 ‘자선 열차’ 발차식을 갖고 내년 1월 말까지 운행할 예정이다.

힐튼호텔 지하 1층 분수대 주위에 마련된 자선 열차 세트는 둘레가 60여m, 철로 연장이 300여m에 달한다. ‘자선 열차’는 모두 120량의 열차가 5개 노선의 철로를 달리게 된다. 자선 열차에 선보이는 기관차는 산악기관차와 증기기관차, 디젤기관차, 견인기관차, 고속기관차 등 9종류. 모든 열차는 전기 제어장치에 의해 통제되기 때문에 선로이탈 없이 정확히 움직인다. 이들 기차는 150여년간 모형 기차를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독일 LGB사(社) 제품으로, 실제 크기의 20분의 1로 정밀하게 축소됐다.

8년째 자선 열차를 운행하고 있는 힐튼호텔은 열차 1량에 110만원씩 기업의 후원을 받아 재료비와 인건비 등을 제외한 2000만원의 수익금 전액을 고아원인 ‘혜심원’에 전달할 예정이다.

자선 열차는 3주간의 세트 작업 끝에 기적소리를 내며 달린다. 1985년부터 괌 힐튼호텔과 홍콩 컨벤션센터 등지에서 모형 기차를 전시한 크리스마스 디스플레이 아티스트인 제럴드 D 맥엘리고트(57)가 지난 7일 그렉 넬슨(50)과 함께 입국, 자선 열차 세트장을 만드는 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17일 힐튼호텔 지하 1층 작업장을 찾았을 때 넬슨과 국민대 공업디자인학과 학생 6명은 세트장에 놓일 각종 모형을 제작하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자선 열차 세트장은 우선 합판 등을 이용해 지상으로부터 70㎝ 높이에 2단으로 무대를 만들고 스위스와 독일 산악 지방의 겨울을 표현할 수 있게 벽화를 그린다. 3일간의 벽화 제작이 끝나면 선로를 깐다. 플라스틱 침목을 하나하나 구리로 만든 레일에 붙이면 철로가 완성되는데, 이 작업만 5일이나 걸린다.

다음은 석고를 이용해 산과 들, 터널 등의 지형을 만들고 소나무를 심고 눈을 뿌려 겨울 분위기를 내는 데코레이션(장식) 작업. 25g짜리 석고 15포대를 사용해 지형물을 만드는 데 꼬박 9일이 걸린다. 마지막으로 시청과 기차역, 목재소, 산악 카페, 포도농장, 산 위의 성(城) 등의 건물이 들어선다. 올해는 라이트형제 비행 100주년을 기념해 3m짜리 활주로를 만들어 모형 비행기 6대가 전시된다.

특히 자선 열차 세트는 도면 없이 만들기 때문에 순간 변형이 가능해 화장실 앞에서 신문을 읽으면서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 집 돼지를 물고 산으로 도망치는 곰, 모닥불을 펴놓고 추위를 쫓는 노숙자 등 자세히 보면 웃음을 짓게 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넬슨은 “자선 열차 세트를 만들 때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좋다”며 “아이들이 행복한 모습으로 자선 열차를 바라볼 때 행복하다”고 말했다.

신진호기자/ship6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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