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버럭’ ‘끙끙’ 모두 라운드 악영향… 실수 인정, 火 가라앉혀야 / 최우열(체육대학) 겸임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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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중 화날 때 어떻게 분노 해소 ‘카타르시스 이론’ ‘화를 내면 낼수록 화 더 난다’ “지금 열받았구나” 인지 중요 실수 했다면 빨리 홀아웃한 후 2017년 마스터스 챔피언인 스페인의 세르히오 가르시아는 불같은 성정과 골프 실력에 걸맞지 않은 행동으로 자주 입길에 오르는 골퍼다. 지난 3월 월드골프챔피언십 델 테크놀로지스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8강전에서 가르시아는 상대였던 미국의 맷 쿠처와 컨시드를 주는 문제로 갈등을 빚은 후 그린에서 위협적으로 퍼터를 휘둘러 물의를 일으켰다. 앞서 지난 2월 유러피언투어 사우디인터내셔널 3라운드 땐 퍼트가 안 들어가자 무려 5곳의 그린을 퍼터로 내리쳐 훼손했다. 플레이를 방해받은 후속 조 선수들의 항의와 신고로 결국 실격 처분을 받았다. 라운드 중 화를 참지 못해 저지른 가르시아의 만행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경기 중 클럽이나 신발을 패대기치거나 내던지는 것은 예사고, 3퍼트 후 홀 안에 침을 뱉은 적도 있다. 4시간 이상 라운드를 하다 보면 비단 가르시아 같은 프로골퍼뿐 아니라, 일반 주말골퍼들도 ‘오욕칠정’의 다양한 감정을 경험한다. 특히 실수가 나오는 순간 자책과 함께 분노가 솟구친다. 그런데 이렇게 화가 났을 때 화를 내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꾹 참는 게 나을까? 일반적으로 분노와 공격성은 인간의 본능으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적절히 밖으로 해소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감정의 표출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이 순화되는 정신적 정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이른바 ‘카타르시스 이론’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자신의 책 ‘시학’을 통해 처음 주장한 카타르시스 이론은 오스트리아의 정신분석학자인 프로이트에 의해 널리 알려졌다. 프로이트는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무의식 속에 쌓이면 여러 가지 심리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마치 압력솥 안 증기처럼 적절히 배출해주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고 했다. 일면 그럴듯해 보이는 주장이지만 사실은 오히려 정반대다. 화를 내면 낼수록 더 화가 난다는 것이 현대 심리학의 연구 결과다. 인간은 보통 심장의 두근거림이나 손 떨림 같은 신체의 생리적 반응을 지각함으로써 정서를 경험하게 된다. 화를 내면 순간적으로 흥분된 몸의 변화를 통해 화를 더 느끼게 되면서 분노가 증폭되는 일종의 피드백 효과가 발생한다. 일단 화를 내면 가르시아의 경우처럼 중간에 쉽게 멈출 수 없고, 스스로 억제할 수 없는 상태에 휩싸이게 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화를 참는 것도 좋지 않다. 화를 억누르다 보면 스트레스로 집중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각성 수준이 높아지면서 자칫 더 큰 화를 불러올 수도 있다. 라운드 중 자신의 실수로 화가 났을 때 최선의 대처는 이를 적절한 방법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화가 증폭될지 아니면 가라앉을지는 약 3초 안에 결정된다. 또 분노를 유발하는 스트레스 호르몬의 지속시간은 15초 정도로 이 시간이 지나면 화는 저절로 가라앉는다. 따라서 분노 조절의 관건은 분노가 발생한 초기에 얼마나 신속하게 잘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일단 화가 나면 분노의 감정에 압도돼 버리기 전에 먼저 “너 지금 열 받았구나”하고 혼잣말을 하며 자신이 화가 났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감정에 이름표를 붙이는 이런 과정을 통해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우뇌의 복외측 전전두피질이 활성화된다. 우리의 뇌를 감정적 상태에서 이성적 상태로 바꿔 폭주하려는 분노에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다. 그런 다음 지난 칼럼에서 소개한 복식호흡법으로 높아진 몸의 각성 수준을 낮춰주면 일단 분노의 뇌관은 제거된다. 이때 분노를 유발한 대상으로부터 가능한 한 멀어지는 것도 도움이 된다. 화가 난 현장이나 사람으로부터 재빨리 벗어나는 것이다. 만약 그린에서 실수했다면 빨리 홀아웃을 한 뒤 다음 홀로 천천히 이동하면서 다음 홀의 공략 방법을 생각한다. 실수한 상황을 재평가하는 방법도 좋다. 결과를 되돌릴 수 없으니 생각을 바꾸는 것이다. 길을 걷다 다른 사람과 어깨를 부딪쳤을 때 상대가 일부러 그랬다고 생각하면 화가 나지만, 길이 좁아서 실수했다고 생각하면 화가 나지 않는 이치다. 매치플레이의 명수였던 월터 헤이건은 샷이 들쑥날쑥하기로 유명했다. 한번은 기자들이 그에게 샷을 실수했을 때 화를 내지 않는 비결을 묻자, 자신은 한 라운드에서 7번 정도는 실수가 나올 것을 예상하고 경기에 나서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즉, 실수가 나오면 “나올 게 나왔구나” 생각하며 실수가 나온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곧바로 다음 샷에 집중하는 것이다.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
출처: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9061701032839000001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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