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언론속의 국민

아쉬움속 치러진 정성진 총장 이임식풍경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

지난 5일 국민대 본관에서 열린 정성진 전총장의 이임식은 숙연하다 못해 침통한 분위기였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일부 교직원들은 눈물을 쏟았고, 정 전총장 스스로도 이임사를 읽는 도중 몇 번이나 울먹거렸다. 초등학교 졸업식장에서조차 눈물이 귀해진 시대에 보기 드문 풍경이었다.

교직원노조와 총학생회에서 꽃다발을 증정한 이날 이임식은 인간지사 새옹지마(塞翁之馬·길흉화복은 돌고 돈다는 뜻)라는 것을 실감케 했다. 정 전총장의 말대로 그가 지난 94년 공직자 재산공개때 부인이 부친에게서 물려받은 재산을 신고했다가 검찰 조직을 물러나는 일이 없었다면 교육자로서 이런 감동과 행복을 느낄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학측이 이임식장을 당초 대강당이 아닌 200여석의 학술회의실로 잡은 것은 교직원과 학생대표만 초청해 행사를 조촐히 치르고 싶어한 정 전총장의 뜻을 존중해서였다. 그런데 이날 대부분의 교직원이 참석하는 바람에 자리가 부족해 행사내내 서 있는 사람이 많았다.

국민학원 이사장인 이현재 전 총리는 이날 치사에서 “이임을 허용하는 심정은 섭섭하기 그지 없지만, 평교수로 돌아오는 것이니 더 자주 뵐 수 있다는 희망으로 스스로를 위로하자”고 말했다.

이 이사장이 상찬한 것처럼 정 전총장은 임기 중 국민대의 ‘안정적 성장’을 이뤄냈다. 전임교원을 25% 늘리고, 교육관련시설을 40% 확충하는 등 외형적 성장 속에서 차입금 없이 적립금만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견실한 재정을 유지했다. 무엇보다 고질적인 학내분규를 잠재우고 화합의 분위기를 뿌리내렸다.

“학생, 교직원과 격의없이 어울리고 의견을 수렴하려고 애쓰는 모습 때문에 학교 내에서 ‘인기 캡’이었죠.” 이 대학 경제학부 졸업생 김상욱(23)씨는 이렇게 자랑(?)했다. 실제로 정 전총장은 이임식 날 총장으로서의 마지막 점심을 학생식당에서 학생들과 함께 했다.

“검사 출신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의식적으로 소탈한 모습을 보인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정 전총장은 이렇게 답했다. “전 기본적으로 인간을 좋아하고 신뢰합니다.”

장재선기자 jeijei@


기사 게재 일자 2004/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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