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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총장들, 탄핵정국 국론분열에 苦言…"不安 조성 말아야" / 김문환 총장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국론이 분열되고 사회가 매우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국의 주요 대학 총장들은 “국민은 불안해할 필요가 없으며 불안을 조성하거나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는 자제돼야 한다”고 충고했다.



본보 취재팀은 탄핵사태 이후 우리 사회에서 빚어지고 있는 분열 갈등 양상과 관련, 전국 20여개 주요 대학 총장들에게 의견을 구했으며 이 중 12개 대학 총장들이 인터뷰에 응했다.



대학 총장들은 현재 시국을 “의연하게만 대처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국민이 지나치게 불안해할 이유가 없으며 불안을 조성하는 행동도 절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뜨거운 가슴’보다는 ‘차가운 머리’가, 감정보다는 이성이 앞서야 할 때라는 게 이들의 조언이다.



총장들은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정치권에 자숙을 요구하며 국민의 뜻을 모아 국론 통합의 계기로 삼을 것을 주문했다.



▽차분히 대응하자=서울대 정운찬(鄭雲燦) 총장은 “처음 겪는 일이라 누구나 당황할 수밖에 없지만 이미 법과 행정 체계가 확고한 만큼 불안해하지 말고 차분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려대 어윤대(魚允大) 총장도 “이럴 때일수록 국민이 감정에 휩쓸리지 말고 냉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명지대 선우중호(鮮于仲皓) 총장은 “지금은 전시 상황도 아니고 군사 쿠데타 상황도 아니다. 대통령은 공석이지만 총리와 각료가 그대로 있어 ‘혼란’이라고 볼 이유가 없다”고 단언했다. 다만 서울대 정 총장은 경제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빨리 경제 운용 원칙을 수립하고 이를 안팎에 천명해 투자자들에게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극복할 수 있는 위기’인 만큼 불안을 조성하는 행동도 삼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명지대 선우 총장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기 주장을 표현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너무 무리하게 표출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불법 과격 시위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서울시립대 이상범(李湘範) 총장은 “의견의 표출방법은 절대 합법적이어야 한다”며 “한쪽에서 불법으로 과격하게 자기 의견을 내세우면 반대쪽에서도 과격하게 나올 것이고 그러면 불안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북대 김달웅(金達雄) 총장도 “감정적 분위기에 빠져 폭력 사태가 일어나서는 절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조선대 김주훈(金州訓) 총장도 “과격 시위로 국가 이미지가 나빠지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분열을 넘어 통합으로=“가장 우려되는 것은 국론 분열이다.” 서강대 류장선(柳長善) 총장과 부경대 강남주(姜南周) 총장 등 여러 총장들은 이 사태가 여야 정쟁을 국민의 분열로까지 확산시켰다며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연세대 김중기(金重基) 총장직무대행은 “내 편, 네 편을 갈라 싸우는 편싸움이 정치권뿐만 아니라 국민들 사이에서도 벌어지고 있다는 게 문제”라며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이성이나 양심에 기댄 합리적 판단이 불가능해진다”고 걱정했다.



해법은 단 하나, 서로가 마음을 터놓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게 대학총장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일반 국민도 서로 생각이 다르다고 배척하지 말고 합리적인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민대 김문환(金文煥) 총장은 “이번 사태는 서로 남을 무시하면 결국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라며 “서로를 인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여대 이광자(李光子) 총장은 “TV 토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건국대 정길생(鄭吉生) 총장은 “정치권에는 이 같은 분열을 극복할 만큼 국민이 존경하고 따를 만한 지도자가 없다”면서 “사회 각계 원로들로 구성된 ‘국정자문단’ 같은 것을 만들어 정치인들에게 할 말은 하고 국민에게 호소할 것은 호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학총장들과의 전화인터뷰는 13일과 14일 이틀에 걸쳐 이루어졌으며 인터뷰에 응한 총장들은 “지금처럼 나라가 어려울 때 사회 각계의 진지한 의견을 수렴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며 국가와 사회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진솔하게 조언하는 것은 학자로서 당연한 도리”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는 지금 시점에서 의견을 밝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로 인터뷰를 사양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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