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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디자인경제학에서 연비경제효과란 / 장기민(디자인대학원 19 석사) 학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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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장기민 디자인경제연구소장) 사람들이 어떠한 선택 앞에 흔히들 따져보는 ‘가성비’라는 단어는 이제 매우 일상적 용어가 되었다. 가성비를 넘어 심리적 만족감을 충족하는 ‘가심비’라는 말까지 이미 나온 상태다. 한정된 자원을 유용하게 활용하여 더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이 바로 경제학이고, 이는 사람들이 어떠한 선택을 내렸느냐에 대한 분석으로 이어진다. 결국 우리가 어떤 선택 앞에서 ‘가성비’나 ‘가심비’를 따져보고 선택하는 것은 참으로 당연한 일이며 경제학적 사고를 하고 있다는 논리인 것이다. 경제학에서는 경제활동을 하는 모든 인간이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는 가정을 기본으로 깔고 있다. 디자인경제학에서는 디자인(구성)에 반응하거나 디자인에 의해 경제활동의 결과가 달라지는 경제현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 관점에서 디자인 완성도가 떨어진다면 사람들에게 선택받지 못한 ‘기회비용’으로 전락하게 된다. 때문에 많은 기업이 사람들의 선택을 받기위해 디자인경영 측면의 노력을 가속화 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 쏘나타 vs 폭스바겐 골프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며 ‘국민차’라는 별명을 얻고 있는 쏘나타. 이 차는 독일 폭스바겐사의 소형차인 골프와 가격이 거의 같다. 차이가 있다면 쏘나타는 발전해 가는 테크놀로지에 발맞춘 최첨단 기능들이 가장 먼저 탑재되는 트렌디한 자동차인 반면, 골프는 별다른 첨단 기능이 없는 기본 중의 기본 자동차다. 게다가 쏘나타가 중형차인데 반해 폭스바겐 골프는 소형이다. 사람들이 선택 앞에서 따져보는 ‘가성비’에 의하면 같은 값을 지불하고 차를 살 때 실내가 좁고 별 기능 없는 폭스바겐 골프 대신 실내가 넉넉하고 최첨단 기술이 녹아져있는 현대 쏘나타를 사는 게 논리에 맞다. 하지만 지금도 쏘나타 대신 골프를 선택해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존재하며, 그들은 절대 자신들의 경제활동에 있어 ‘가성비’를 놓친 비합리적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합리적 사고 속의 연비경제효과 동일한 에너지를 사용하고도 더 먼 곳까지 갈 수 있다면 우리는 연비가 좋다는 표현을 쓴다. 실제로 자동차 연비 15km는 1리터 기름으로 15km까지 주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연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휘발유차나 경유차 대신 전기차를 구매하는 게 맞다. 하지만 전기차는 주유소 대비 충전소가 많지 않으며, 충전시간이 몇 시간은 족히 걸린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연비를 중요시 하지만 전기차 대신 휘발유차를 구매하는 사람의 심리는 당장 눈앞의 지출을 줄여나가는 경제효과를 디자인하기보다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간편하게 디자인하는 경제적 선택을 한 것이다. 사람들은 어떠한 선택이 내 생활에 훨씬 경제적인지를 본능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만큼 합리적이고 영리하다. 높이 치솟는 휘발유 값에 대한 연비측면의 효율적 대안으로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생산되고 있으며 현대기아자동차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휘발유와 전기에너지를 함께 사용함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여서 휘발유만 단독으로 사용하는 차량대비 더 먼 거리를 적은 기름으로 운행할 수 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는 동일한 외관의 차여도 차량가격이 휘발유차에 비해 훨씬 더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비싼 차량가격을 지불하고 하이브리드를 운행하며 기름 값을 적게 소비하며 살 것인지, 아니면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차를 사고 기름 값을 많이 내가며 지낼 것인지를 소비자가 선택하게 만든다. 모든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합리적이므로 최선의 선택을 한다. 하지만 선택의 결과는 각기 다르게 나온다. 우리는 여전히 매 순간 크고 작은 선택 앞에서 고민한다. 대통령의 선택으로 국가의 경제가 좌우되고 나의 선택으로 인해 우리 가족이 웃거나 울게 될 수도 있다. 나라가 힘들어질 때가 있거나 우리가족이 울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는 건 인간의 선택이 매번 합리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뜻할 수도 있다. 다만 우리는 경제활동을 함에 있어서 그 선택지의 디자인에 반응하고 이어 선택할 뿐이다. • 디자인경제연구소, 도시디자인연구소 대표
원문보기: https://www.tfmedia.co.kr/news/article.html?no=75359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본교 소속 구성원이 직접 작성한 기고문이기에 게재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