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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푸치니 오페라 ‘보엠’ / 김향란(음악)교수 미미역

[동아일보 2005-02-22 22:44]


《‘20세기에 가장 빈번히 공연된 음악극’(모스코 카너·음악학자)인 푸치니 오페라 ‘보엠’(라 보엠)이 3월 3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막을 올린다. 이번 공연은 ‘월드스타’ 홍혜경 씨의 국내 첫 오페라 출연 무대인 데다, 1974년 첫 공연 이후 한 세대 동안 절찬 받아 온 영국 런던 코벤트가든 오페라극장의 존 코플리판(版) ‘보엠’ 무대를 들여오는 것이다. 더블 캐스팅으로 미미 역을 맡은 홍혜경 김향란 씨와 지휘자 줄리어스 루델 씨 등 이번 공연의 주역들을 22일 만났다.》


○ ‘이 시대 최고의 미미’ 홍혜경

1986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서 ‘보엠’의 여주인공 ‘미미’로 데뷔한 홍 씨. 그녀는 5월 이탈리아 라 스칼라극장의 ‘보엠’에도 미미 역으로 출연한다. 2003년에는 같은 극장에서 ‘보엠’의 다른 배역인 말괄량이 여인 ‘무제타’로도 출연하는 등 ‘보엠’에는 누구보다도 정통하다.

그녀가 내놓는 미미관(觀)은 색다르다. “미미는 수동적이기만 한 여인이 아닐지도 몰라요. 일찌감치 로돌포를 눈여겨봤던 미미가 ‘촛불이 꺼졌다’는 핑계를 대고 1막에서 일부러 로돌포를 찾아갔을지도 모르죠. 크리스마스이브잖아요.”



○ 노래, 연기… 최고의 캐스팅

홍 씨의 상대역으로 출연하는 미국 테너 리처드 리치 씨는 1990년대 초반 벤 헤프너, 제리 헤이들리 씨 등과 함께 ‘빅 3 테너 이후의 주역’으로 주목받았던 대형 테너. 1989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의 ‘보엠’에서 함께 공연한 이후 자주 그와 호흡을 맞춰온 홍 씨는 그에 대해 “멋진 노래와 완벽한 연기가 어우러져 특히 오페라 무대에서 빛을 발한다”고 평했다.

홍-리치 팀에 맞서는 더블캐스팅은 김향란-이응진 씨다.

김향란 씨(국민대 교수)는 2000년대 들어 푸치니 ‘마농 레스코’, 베르디 ‘시몬 보카네그라’ 등에 출연하며 ‘국내 특A급’ 소프라노로 평가받아 왔다. 그녀와 함께 출연하는 ‘로돌포’, 이응진 씨는 최근 창작오페라 ‘하멜과 산홍’에서 격찬 받은 신예 테너. 지휘를 맡은 루델 씨는 “유럽에서 활동하다 귀국한 김-이 팀은 유럽 오페라 무대 특유의 향취를 발산한다”고 평했다.




○ 이유 있는 ‘31년 장수’ 코플리판 무대

1974년 코벤트가든에서 첫선을 보인 이번 무대는 1982년 공연실황이 DVD로 발매되는 등 세대를 건너뛰어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덕션. 1막 다락방의 무대가 넓으면서도 오밀조밀하며, 출연자 사이 긴밀한 호흡을 강조해 감동을 안겨주는 무대로 꼽힌다.

연출을 맡은 리처드 그렉슨 씨는 “음악을 모두 빼도 연극 그대로 감동을 줄 수 있는 무대”라고 설명했다.

3, 6, 9, 12일 공연(홍-리치 팀) 3만∼16만 원. 5, 8, 11일 공연(김-이 팀) 2만∼12만 원. 오후 7시 반(6일은 오후 4시). 02-580-1300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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