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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 상금·2년 투어 출전권 받고 챔프 호칭… 자신감은 ‘덤’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 PGA 투어서 우승하면

임성재 50번째 대회서 첫 정상
PO나갈 페덱스 포인트도 얻어

美퀴글리 25년간 408회 출전
5차례 준우승 무관으로 은퇴

13년 우승 없던 KPGA 이원준
“지구를 어깨에 얹고다닌 부담”

지난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는 모두 14명의 생애 첫 우승자가 나왔다. 1970년 이후 4번째로 많다. 이 중에는 AT&T 바이런 넬슨에서 우승한 한국의 강성훈도 있다. 159번째 출전 만에 거둔 값진 우승이었다. 2011년 퀄리파잉 스쿨을 통해 PGA투어에 데뷔한 지 8년 만이다. 지난 시즌 신인상을 받은 임성재가 지난 2일 혼다 클래식에서 50번째 대회 출전 만에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거액의 상금을 포함, 임성재가 받게 되는 직간접적인 혜택은 한둘이 아니다. 먼저 투어에서 계속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대회 출전권이 있다. 일반대회는 우승자에게 보통 다음 시즌을 시작으로 2년까지 PGA투어 출전권을 보장해준다.

세계랭킹 상위 순위자만 출전하는 특급대회인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 메모리얼 토너먼트, 그리고 월드골프챔피언십(WGC)대회에서 우승하면 3년간 투어 출전권을 보장받는다. 4대 메이저대회와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우승자에게는 5년의 투어 출전권이 부여된다. 다승자는 우승을 추가할 때마다 출전권 보장 기한이 최대 5년까지 1년씩 연장된다.

우승자에게는 정규시즌 종료 후 플레이오프 진출에 필요한 페덱스컵 포인트도 제공된다.

일반대회 우승은 500점, WGC대회 우승은 550점, 그리고 메이저대회와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우승은 600점의 페덱스컵 포인트가 주어진다.

우승이 플레이오프 진출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우승이 없는 선수와 비교하면 절대적으로 유리한 건 사실이다. 일단 페덱스컵 포인트 순위 상위 125위 내에 들게 되면 1500만 달러(약 180억 원)에 이르는 페덱스컵 우승 보너스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무대의 입장권을 얻는 셈이다. 이 밖에도 우승자는 상금순위와 상관없이 다음 마스터스, PGA챔피언십,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 메모리얼 토너먼트, WGC-페덱스컵 세인트주드 인비테이셔널 자동 출전권을 받게 된다. 단 취리히 클래식과 병행대회(opposite-field tournament) 우승자는 마스터스 자동 출전권이 없으며, WGC-페덱스컵 세인트주드 인비테이셔널도 세계랭킹 115위 내에는 들어야 출전기회를 얻을 수 있다.

여기서 병행대회란 세계랭킹 상위권 선수들이 주로 출전하는 WGC대회나 메이저대회가 개최되는 같은 기간에 출전하지 못하는 하위권 선수들을 배려해 열리는 이벤트를 말한다. 버뮤다 챔피언십, 푸에르토리코오픈, 코랄레스푼타카나 챔피언십, 베라쿠다 챔피언십, 바바솔 챔피언십 등이 있는데, 총상금이나 우승상금 규모가 일반대회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보상도 많다. 일단 한 번이라도 우승하게 되면 공사석에서 챔피언이란 호칭이 늘 따라다닌다. 우승 직후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아 인지도 역시 급상승, 대회장에서 알아보거나 사인을 요청하는 갤러리들이 부쩍 는다. 우승을 통해 얻게 된 자부심과 자신감은 선수 생활 내내 역경과 어려움을 견디게 해주는 든든한 자산이 된다.

반대로 데뷔한 지 상당한 세월이 지났는데도 우승을 못 하면 주변의 눈치는 물론 우승해야 한다는 심적 부담감을 계속 안아야 한다. 지난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에서 데뷔 13년 만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이원준은 자신이 그동안 느낀 부담감을 “마치 지구를 어깨에 얹고 다니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그나마 늦게라도 우승한 선수는 행복한 축에 속한다.

끝내 우승하지 못하고 투어를 떠나야 할 때의 아쉬움과 회한은 그 무엇으로도 위로받기 힘들다. 미국의 브렛 퀴글리는 1992년 처음 투어 생활을 시작한 이래 2016년까지 25년 동안 PGA투어에 무려 408차례나 출전했지만, 5차례의 준우승만 기록한 채 끝내 우승은 하지 못하고 은퇴했다. 그의 408차례 출전 무승 기록은 PGA투어 사상 최다다. 만 50세로 지난해부터 챔피언스투어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퀴글리는 지난 2월에 끝난 모로코챔피언스에서 두 번째 출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직후 인터뷰에서 퀴글리는 우승을 결정지은 마지막 홀 두 번째 퍼트 때만 빼고 대회 기간 내내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너무 편하고 평화로웠다고 말했다. 우승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으니 비로소 우승이 찾아온 것이다.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


원문보기: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2003040103243900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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