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Biz Prism] 언택트 경영에선 직원의 권한·책임 명확히 해야 / 백기복(경영학부)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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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대 어떻게.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 고민하지만, 매일 지지고 볶는 사람들끼리는 급한 일을 `어떻게` 잘할까에 집중한다. 혁신을 해야 하는 조직에서 외부인을 초빙해 오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가 멀어질 때는 왜 해야 하는지를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은 신속히 쳐내야 한다. 떨어져 일할 때는 구성원 각자의 역할, 권한, 책임을 명확히 해줘야 한다. 따라서 사회적 거리 두기는 직무 중심의 제도를 도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사람 탓 대 상황 탓. 서울 본사의 상사가 뉴욕에 파견된 구성원을 평가할 때는 그 사람 개인 탓을 할 가능성이 높고, 본사 사무실에서 같이 근무하는 구성원들을 평가할 때는 상황 탓을 할 가능성이 높다. 즉, 사회적 거리에 따라 `대응추론편향`이 발동하는 것이다. 같은 이치로, 버스를 타고 갈 때 옆 사람이 내 발을 밟는 것은 그 사람이 칠칠치 못해서고, 내가 그 사람의 발을 밟았다면 버스가 흔들린 탓이다. 이처럼 사회적 거리는 평가를 왜곡시킬 수 있다.
이상적 목표 대 현실적 목표. 사회적 거리가 멀면 이상적 목표를 제시하고, 가까우면 현실적 목표를 중시한다. 현장과 멀리 떨어져 있는 사장은, 달성 불가능한 목표를 부하들에게 제시하면서 얼마든지 달성 가능하다고 믿기 쉽다. 반면에 현장에 가까이 있는 부하는 세세한 현황을 잘 알기 때문에 현실적 목표를 앞세운다. 이상적 목표는 현실에 안주하려는 구성원들에게 자극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30% 성장은 가능하지만 5% 성장은 불가능하다`는 신조는 이상적 목표 30% 성장이 갖는 한계 극복 자극제의 역할을 강조한 말이다. 음성소통 대 시각소통. 사회적 거리가 멀어지면 음성소통을 중시하고, 가까울 때는 시각소통을 더 많이 쓴다. 거리가 멀어지면 시각소통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음성소통에 더 많이 의존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인터넷 신발 쇼핑몰 자포스는 떨어져 근무하는 직원들의 시각소통 결핍을 보완하기 위해서 각자의 책상 앞에 팀원들의 사진을 붙여놓도록 한다. 통화할 때 상대방 얼굴을 사진으로 보면 거리감을 줄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제, 사회적 거리 두기는 회피 대상이 아니다. 경영에 적극 활용하려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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