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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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원서 전시 중인 파브리카의 불피나리 학장

[서울경제 2005-11-18 16:33]

"파브리카의 자유분방한 창작 바이러스가 한국 디자인계에도 감염되기를 기대합니다."

파격적인 이미지의 베네통 광고와 '컬러스(Colors)' 잡지를 만드는 곳으로 잘 알려진 베네통의 커뮤니케이션 연구센터 파브리카(Fabrica)가 설립 10년간의 성과를 모아 한국을 찾았다.

18일부터 국민대 제로원 디자인센터에서 열리는 '파브리카 10. 혼돈으로부터 질서, 그리고 다시'에는 파브리카에서 활동하는 25세 이하 젊은 작가들이 생산한 오브제, 비디오, 음악, 인터랙티브 설치 미술 등 파격적인 작업들이 전시된다.

파브리카의 7개부문 중 시각 커뮤니케이션 부문 학장인 오마르 불피나리씨는 "그래픽 디자인은 혼돈을 정화해 질서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우리 고객들은 철저하게 혁신적인 창작 분위기 속에서 유발되는 실수나 위험까지도 안고 가려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트레비소에 있는 파브리카는 25세 이하 젊은 디자이너 50명을 엄선해 교육과 창작활동을 함께 시키는 독특한 연구센터. 파브리카의 어원은 워크숍이라는 의미를 가진 라틴어다.

불피나리 학장은 "파브리카는 1994년 설립 후 세계적으로 재능있는 젊은 예술가 수백명을 배출했으며 그들의 다양한 문화와 경험을 바탕으로 최고급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 학생은 한 명도 없는 파브리카에서 이번 전시회 기간에 한국의 젊은 디자이너 40여명의 포트폴리오를 접수받을 수 있게 돼 흥분된다며 "한국에서 새로운 인재를 발견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브리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언어가 필요없는 강한 이미지. 불피나리 학장은 "파브리카 내에서는 영어를 공식언어로 사용하고 있지만 다양한 국가출신 학생들간의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없을 수 없으며 이는 일반 대중을 향한 작업에서도 마찬가지"라며 "따라서 강한 이미지로 보는 사람의 감정에 영향을 주는 방법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도 강한 이미지들이 가득 찼다. 쇠고기 덩어리로 만든 듯한 재떨이, 피부가 다 벗겨진 시뻘건 인체, 발등이 갈라진 맨발을 운동화 끈으로 꿰매고 있는 이미지 등 어느것 하나 마음 편하게 볼 수 없는 비주얼과 설치작품들이다.

이런 이미지들은 한결같이 폭력이나 마피아, 에이즈, 도로안전, 쓰나미까지 사회적 이슈를 고발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전시는 다음달 30일까지 계속된다.


김희원 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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