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열린마당] 서울시청사 설계안, 관료 입맛대로 바꿔서야 / 이경훈(건축학부)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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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어째서 한국에는 세계적인 건축물이 없는가'하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건축가들은 곤혹스럽다. 언제까지 한국의 대표 건축물로 '남대문'이나 '첨성대'같은 조상의 작품을 내세워야 하는가. '세계적인 규모의 건축'이 즐비한데도 '세계적인 건축'을 생산할 수 없는 이유는 '전통'이라는 강력한 이데올로기와 관료의 무모한 개입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서울시 새 청사 설계안은 태극 무늬를 형상화했다고 한다. 두 단계 공모 과정을 거쳐 당선된 설계안이 "주변과의 부조화"라는 문화재청의 다소 막연한 심의지적을 받고 바뀐 것이다. 최초 당선작은 항아리를 형상화한 것이었다. 항아리를 태극 무늬로 바꾸면 주변과의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이 놀랍기만 하다.
이경훈 국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