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윤종영의 IT로 보는 세상] 정글의 법칙 / 윤종영(소프트웨어학부) 교수 | |||
---|---|---|---|
이 책은 내용 자체도 충실하고 유익하지만, 지금은 고인이 된 전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권중헌 관장님이 출간한 번역본에 내가 아래와 같은 추천사를 쓰기도 해서 각별한 애정이 가는 책 중 하나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처에서 지금도 실리콘밸리를 복제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 문화에 대한 진정한 이해 없이는 결국 실패할 수 밖에 없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단순히 대학과 벤처 투자가들을 한곳에 모아 놓고 혁신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열대우림의 논리로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KOTRA실리콘밸리 무역관장으로 재직중인 역자는 다년간의 글로벌 비즈니스 경험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이러한 내용을 한국 독자들이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주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직접 몸으로 부딪쳐 얻은 경험과 그 깊이 있는 이해를 토대로 충실히 번역한만큼, 창업과 혁신을 꿈꾸는 모든 이는 이 책을 통해 실리콘밸리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분명 발전과 성공의 주춧돌이 될 것임을 나는 확신한다." 프로퓨전 사례의 교훈 이 책에 나오는 사례 중, 프로퓨전(Profusion)이라는 검색엔진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프로퓨전은 구글이 세상에 나오기도 전인 1995년에 미국 캔자스대학교에서 개발된 검색엔진이다. 당시 PC매거진은 프로퓨전을 세계 최고의 검색엔진으로 선정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 중에 프로퓨전이라는 검색엔진을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듯 하다. 사업화라는 측면에서 프로퓨전은 경쟁에서 밀렸고 결국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좋은 재료가 필요하듯, 스타트업의 성공에도 다양한 재료가 필요하다. 아쉽게도 프로퓨전의 우수한 기술력은 단지 하나의 재료에 불과했고, 프로퓨전이 태어난 장소인 캔자스는 다른 재료를 공급해 줄 수 없는 사막과도 같았던 곳이었다. 열대우림 - 정글의 법칙 책에서 저자는 실리콘밸리를 정글 - 열대우림에 비유한다. 사막에 만들어지는 농장처럼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클러스터가 아니라 비, 바람, 더위,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식물과 동물들로 이루어진 정글.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 위한 풍부한 재료가 있는 곳. 기술력 이외에도 스타트업의 사업화를 위해서 필요한 여러가지 요소들, 예를 들어 경영진, 협력사, 마케팅 전문가, 자본가, 투자, M&A 등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곳. 그래서 수많은 성공사례들이 만들어지는 곳. 우리 스타트업 생태계는 실리콘밸리와 같은 정글은 분명히 아닐 것이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인터넷으로 연결된 세상, 더구나 요즘과 같은 비대면 시기에는 유기적으로 형성되는 네트워크가 바로 열대우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분산됐지만 촘촘히 연결된 글로벌 시대. 세계 곳곳이 바로 정글이고 스타트업 사업화의 재료가 널려 있는 열대우림이 아닐까 한다. 글=윤종영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