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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밀집, 밀접, 밀폐를 위한 실내기류와 환기 / 한화택(기계공학부) 교수

[환경일보] 코로나19가 재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19와 많이 친숙해졌고 생김새나 크기 등 과학적인 특성에 관하여 많이 알게 되었다.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자주 씻는 등 개인적인 위생을 통한 감염방지 방안들이 제시되었다. 하지만, 다양한 조건에 대해서 기기 운전 등 공학적인 대처 방안을 일반화하기 어려우므로 아직까지도 의견이 분분하다. 여름철 에어컨을 틀어도 좋은지, 청정기가 도움이 되는지, 선풍기나 서큘레이터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확정적으로 얘기하기 어렵다. 단지 밀집, 밀접, 밀폐를 피하라는 원론적인 얘기를 할 수밖에 없다.

밀집은 좁은 장소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것을 말한다. 즉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라는 말이다. 비말의 거동에 관한 유체역학 연구를 통해서 2미터로 정해졌다. 지침 중 가장 구체적이고 잘 정해진 지침 중 하나다. 2미터는 현실적인 수치이기도 하고 실제 호흡이나 기침할 때 나오는 비말의 크기로 그 이상 날아가기 어렵기 때문에 거의 모든 나라에서 활용한다. 단 주위의 기류가 정체되었을 때 얘기다. 뒷바람이 불면 비말이 훨씬 멀리 날아갈 수 있다. 실례로 중국 광저우 식당에서 에어컨 바람에 비말이 확산되어 옆 테이블에 있던 사람까지 감염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따라서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되 가급적 기류를 등지는 것이 중요하다.

밀접은 가까이 접촉한다는 의미다. 공기 중 비말이 아니라 직접 접촉을 통해서 감염될 수 있다. 사람 접촉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정량적인 지침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여기서 타인 또는 물체를 접촉하는 것뿐 아니라 자신의 손으로 얼굴 또는 눈·코·입을 접촉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홍콩의 리 교수는 얼굴의 좌우 특정 부위에 피부 트러블이 생긴다는 사실을 연구하던 중, 자주 쓰는 오른손이 닫는 부분이라는 점과 사람들이 2분에 1회 정도 입술을 만지거나 코를 파는 등 얼굴을 만지는 것으로 비디오 연구를 통해 관찰했다. 손에 묻은 바이러스가 약 10분 정도 머무르는 것에 비하며 상당히 빈번한 접촉이다. 그만큼 손 위생이 중요하다. 주먹 인사도 좋지만 얼굴을 가급적 만지지 않도록 한다.

밀폐는 환기가 안 되는 꽉 막힌 상태를 말한다. 환기가 직접 비말을 없애는 것은 아니지만, 농도를 희석시켜 인체 노출 확률을 줄일 수 있다. 신축 아파트의 경우 0.5 ACH(=회/시간) 이상의 환기설비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0.5 ACH는 매시간 실내 공기의 절반을 교체하는 환기량, 또는 두 시간에 실내공기 전체를 한 번 교체하는 환기량이다.

물론 연속적으로 환기하라는 얘기인데, 현실적으로 2시간에 1번씩 창문을 여는 것으로 변형되어 지침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나 미흡하다. 일반 빌딩의 경우 환기횟수는 아파트보다 많은 3-10 ACH에 이른다. 비말 농도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간이 시간당 3회일 때 14분, 10회일 때 약 4분이 소요된다. 베트남의 한 병원은 중환자들을 음압병실 대신 창문을 활짝 열어놓은 병실에서 치료했는데 의료진 감염이 거의 없었다. 환기가 그만큼 유효하다는 얘기다. 가급적 자주 또는 연속적으로 환기한다.

환기가 도움이 되고 더우면 에어컨을 틀어야 하지만 모두 실내 기류를 발생시킨다. 실내 기류는 매우 복잡하므로 공기 관련 기기들에 대해서 일률적인 운전 방안이나 대처 방안을 얘기하기 어렵다. 그나마 일반화한다면 기류 속도는 가급적 느리게 하여야 하고, 방향은 벽을 향하게 하여 직접적으로 사람을 향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복잡한 현실 문제에서 모든 것은 확률의 문제이다. 하지만, 코로나를 경험하면서 이해의 폭을 넓히고 대처 방안들을 하나씩 구체화해 나갔으면 좋겠다.

<글 / 한화택 국민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 대한설비공학회 전임회장>

편집부  press@hkbs.co.kr

 

원문보기: http://www.hkb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86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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