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내생각은…] 지방자치 스스로 저버린 지자체들 / 유지수 (경영)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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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균형발전 문제가 다시 대두되고 있다. 노무현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의 일환으로 추진하던 혁신도시도 쟁점이다. 아무리 정부가 주도하고 지원해도 기업이 들어오지 않으면 혁신도시도 실패한다는 것이 국토해양부의 청와대 보고 내용이다. 사실 지역균형발전에는 지방대학 문제도 연결되어 있다. 지방대학교에 정부가 지난 수년간 많은 지원을 했다. 성과는 아직 미지수다. 지방에 기업이 들어와 고용을 창출하고 지방대학 출신을 채용하지 않는 한 지방대학 육성은 요원하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장은 중앙정부의 홀대를 비난하고 있다. 중앙정부가 자신의 지역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공격하고 있다. 그러나 지자체도 자구 노력이 충분한지를 묻고 싶다. 기아차가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려고 할 때 미국의 주정부가 경쟁적으로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주지사들이 지원계획을 손에 들고 기아차를 분주히 드나들었다. 토지 제공, 무노조 보장, 세제 혜택, 진입도로 건설 등 각종 지원을 경쟁적으로 제안했다. 그러나 결국 조지아주가 유치에 성공했다. 조지아주가 기아차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 것이다. 미국 노동자는 타고난 손재주가 없어서 교육훈련이 관건이다. 철저한 교육훈련 없이 미국 노동자를 생산라인에 투입하면 불량률이 통제불능으로 높아진다. 조지아주는 기업의 고민을 알고 이를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기아차에서 일할 노동자의 면접, 채용 전 훈련, 평가, 채용 결정, 채용 후 훈련까지도 맡아 하겠다는 인사관리 패키지를 제공했다. 조지아주에 있는 기능대학과도 협조해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은 물론이고 기아차가 공장 건설기간에 사용할 공간도 기능대학이 제공하도록 했다. 투자유치에 성공한 조지아주는 제안한 지원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경력 있는 우수 노동자를 채용하기 위해 주정부 관리가 주말에 면접과 훈련을 시행한다고 한다. 공무원이 주말의 황금시간을 희생하며 지원한다는 것은 기아차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다른 주가 못하는 고유의 ‘투자유치전략’을 조지아주는 수립하고 실행한 것이다. 다른 지자체가 흉내낼 수 없는 특성화 전략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지자체는 몇 개나 될까. 지방자치제는 말 그대로 지방이 자치하는 제도다. 자율성이 관건이다. 주어진 자율성을 저버리고 중앙정부에 목을 매고 조르는 것이 지자제의 취지는 아닐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 투자유치 실용외교가 효과를 낸다면 미국 달러가 태평양을 넘어올 것이다. 그러나 태평양을 건너오는 달러를 자기 지역에 끌어오는 것은 지자체의 몫이다. 한국에 투자하고자 하는 미국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지역을 견주어 볼 때 지자체가 과연 무엇으로 승부를 낼 것인지 생각해야 할 것이다. 지자체의 기업투자 유치에 따라 지역경제 활성화, 소득불균형 해소, 지방대학의 부흥이 판가름 난다. 중앙정부의 주도로 지원하는 것은 지자체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 지자체 고유의 투자유치 특성화 전략이 절실한 시기다. 전략의 수립과 실행도 중요하지만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지자체가 자신의 운명은 자신이 결정한다는 ‘자캄 의지가 있어야 한다. 자치 의지가 없는 지자체는 성공할 수 없다. 지방단체장도 남을 탓하기에 앞서 자신의 특성화 전략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유지수 국민대 경영대학 교수 원문보기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0&oid=025&aid=000195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