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시론] 북한이 오바마를 낙관? / 안드레이랑코프(교양과정부)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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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자들이 오바마의 당선 이후를 낙관해서 봤던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일이다. 북한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시 행정부보다 다양한 양보를 더 쉽게 받을 수 있을 줄로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지난 2월에 보름 동안 워싱턴에 있으면서 북한 당국자들의 기대가 근거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물론 현 단계에서 오바마의 대북정책은 2007년부터 미국이 실시했던 포용정책으로 계속 갈 것 같다. 심각해지는 경제 불황과 중동 이슬람지역의 문제가 더 많은 주의 집중을 요구하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관심도 다소 약해질 것이다. 그래도 오바마 행정부는 북핵을 회담과 타협을 통해서 해결할 희망을 갖고 얼마 동안 6자회담을 비롯한 포용외교를 펼 예정이다. 미국에서 양보와 지원을 얻길 희망하는 북한은 이중적인 전략을 펴고 있다. 한편으로 그들은 미사일 발사와 같은 위협적인 행위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미국이 북한에 대해 계속 주의를 기울이도록 한다. 동시에 그들은 미국에 대한 비판을 어느 정도 줄이면서 타협하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쉽게 말해서 북한 정권은 오바마 행정부에 '우리는 회담을 환영하고 양보를 기대하지만 우리를 무시할 경우 심각한 위기를 도발할 능력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애쓴다. 장기적으로는 이런 접근이 효과가 있다. 그러나 필자는 오바마 행정부의 포용정책은 오래 못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알다시피 부시의 대북정책은 강경 노선으로 시작했지만 2007년 초에 온건 노선으로 선회하였다. 오바마의 대북정책은 온건 노선으로 시작하지만 나중에 강경 노선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런 예측은 미국 내 대북 인식의 분석에 근거한다. 지금 미국에서 대북 포용정책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북한의 비핵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북한에 압력을 가하지 않고 외교적인 양보와 물질적인 보상 그리고 안전 보장을 제공한다면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이란 주장이다. 유감스럽지만 이 논리는 문제점이 많다. 북한은 기대 이상의 보상을 받을 경우에도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 입장에서 핵은 억제 수단이며 벼랑 끝 외교의 기본 수단이다. 어떤 값에도 절대 팔 수 없는 생존 조건인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를 겨냥한 포용정책 편에 서 있는 미국 전문가 중에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이 포용정책을 지지하는 것은 그것이 북한의 비핵화를 가져오기보다는 북한문제를 관리하는 수단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들은 제재와 압력만으로 북한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데도 강경 노선으로 선회할 경우 북한 위기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판단한다. 미국에서 대북정책을 결정하는 세력은 북한의 특성을 잘 이해하는 전문적인 외교관들이나 학자들이 아니라 일반 정치인들이다. 그들은 조만간 북한이 핵을 포기할 뜻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그들은 제재 및 압력을 다시 요구하기 시작할 것이다. 이러한 강경책은 별 효과가 없다고 하더라도 의원이나 고위 공무원들은 더 '원칙적인', 더 '도덕적인' 것처럼 보이는 선택을 하려 할 것이다. 그들은 대북 포용정책을 '살인적 독재정권에 대한 유화정책'으로 비판하고, 제재와 압력을 '악에 대한 저항'으로 평가할 것이다. 그래서 2~3년 후에 북핵 부문에서 변화가 없을 경우 미국의 대북정책은 다시 강경화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원문보기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0&oid=023&aid=00020348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