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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등함’ 뜻하는 라틴어서 시작… 현재는 각 홀 기준 스코어 의미[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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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파’ 용어의 유래와 뜻
19세기 후반부터 사용하기 시작
공을 친 횟수서 ‘파’ 빼서 점수
골프를 꽤 오래 쳤다는 골퍼 중에도 파(par)의 정확한 의미를 모르고 있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골프 스코어는 총 타수와 함께 파를 기준으로 계산되는 만큼 파의 정확한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필수다.
현대 골프에서 사용하는 ‘파’란 용어는 원래 ‘동등함’을 뜻하는 라틴어 단어 ‘par’에서 유래했다. 600년이 넘는 골프의 역사에서 ‘파’란 말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늦은 19세기 후반이다.
1870년 골프작가였던 스코틀랜드의 A H 돌먼이 대회를 앞두고 1860년 제1회 대회부터 1870년까지 매해 남자골프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오픈(디오픈)을 개최한 스코틀랜드 프레스윅 골프클럽에서 얼마의 스코어를 기록해야 우승할 수 있을지 출전한 프로골퍼들에게 물었다.
당시 12홀이었던 프레스윅에서 49타 정도는 기록해야 완벽한 플레이라는 답이 돌아왔고, 돌먼이 이 숫자에 ‘프레스윅의 파’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면서 골프에서 비로소 파의 개념이 탄생했다.
파가 등장하기 이전에는 골퍼의 스코어를 비교할 표준으로 삼을 만한 명확한 기준이 없었다. 영국에서는 파를 기준으로 한 스코어링 시스템이 자리 잡기 전 흥미롭게도 ‘보기(bogey)’란 용어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1890년 잉글랜드 코번트리 골프클럽의 회장인 휴 로더럼은 우수한 골퍼가 각 홀에서 마땅히 얻어야 할 타수를 표준으로 정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그는 이를 ‘그라운드 스코어’라고 불렀다.
어느 날 한 경기에서 회원 중 한 명이 브라운 박사를 향해 “당신은 전형적인 보기맨이군요!”라고 소리쳤고, 이때부터 그라운드 스코어는 보기 스코어로 불리기 시작했다.
보기맨은 괴물이나 악마를 가리키는 말이다. 아마도 당시 큰 인기를 끌었던 ‘쉿! 쉿! 쉿! 보기맨이 온다(Hush! Hush! Hush! Here Comes the Bogey Man)’란 제목의 노래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골프협회(USGA)는 1911년에 공식적으로 ‘파’라는 용어와 파를 기준으로 한 스코어링 시스템을 채택했다. 영국은 파 대신 보기를 계속 사용하다 이보다 늦은 1925년에야 비로소 파를 공식 용어로 도입했다. 이후 보기는 파보다 1타 높은 타수를 뜻하는 말로 뜻이 바뀌어 사용됐다.
현대 골프에서 파의 정확한 정의는 ‘상급 수준의 골퍼(핸디캡이 0인 스크래치 골퍼)가 정상적인 날씨에서 요행이나 운 혹은 실수 없이 퍼팅 그린에 공을 올린 다음 두 번의 퍼트로 홀을 마칠 수 있는 타수’를 뜻한다. 보통 골퍼가 각 홀에서 얻어야 할 기준 스코어란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파가 4로 정해진 홀은 티잉 구역에서 공을 쳐서 두 번 만에 그린에 도달해 두 번의 퍼트로 홀을 마쳐야 하는 홀이란 뜻이다.
골프 스코어는 매 홀 자신이 홀을 마칠 때까지 공을 친 횟수에서 각 홀의 파를 빼서 계산한다. 만약 파4 홀에서 4번 공을 쳐서 홀을 마쳤다면 이 홀의 스코어는 4-4 즉, 0(이븐파)이 된다.
파는 홀의 길이에 따라 정해진다. USGA는 골프장을 설계하거나 건설할 때 각 홀의 대략적인 거리에 따라 파를 정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남자는 각각 260야드 이하의 홀은 파3으로, 240∼490야드는 파4, 450∼710야드는 파5로 기준을 정했다. 드물지만 670야드 이상의 홀은 파6으로 구분한다. 여자는 220야드 이하의 홀을 파3으로 한다. 200∼420야드는 파4, 370∼600야드는 파5다. 여자의 경우 570야드 이상은 파6으로 권장한다.
보통 18홀로 이루어진 골프장의 경우 파4 홀이 10개, 파3 홀과 파5 홀이 각각 4개씩 구성되어 총 파의 숫자는 72로 정해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물론 코스나 대회에 따라 70, 71, 73 등 다양하게 파가 설정되기도 한다.
국민대 스포츠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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