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관 앞에는 작은 텃밭이 하나있다. 차가 두 대정도 들어설 수 있는 크기이다.
흙만 있었던 텃밭에 학생들이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지금은 어느새 어엿한 배추의 형태를 갖추었다. 비록 작은 공간이지만 학교 안의 배추들은 지나가는 학생들의 눈길을 잡고
푸르름을 선사한다. 과연 누가 학교에 이런 텃밭을 만들었을까.
학교의 신문에 공공캠페인을 시작함과 함께 처음으로 녹색캠퍼스를 제안하시고
현재 '녹색캠퍼스 함께하기' 수업을 가르치시는 국민대학교 언론정보학부의 이창현 주임교수님을 만나보았다.
"녹색캠퍼스는 녹색지식인을 만드는 것,
차 없는 캠퍼스는 녹색캠퍼스를 실현시키는 과정.
그걸 통해서
녹색캠퍼스에서 차를 없애고 그 자리를 이 생명의 땅으로 바꾸어 주는 작업.
그것은 산업사회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바꾸는, 패러다임 쉬프트를
학생들에게 체험시키는 것.
그런 길러본, 생명의 의미를 아는 사람은 달라, 모르는 사람과는. 그런 가치를
강조했어."
- 텃밭은 언제 생긴 건가요?
2004년도부터 생긴 거 같애. 2004년도부터가 이제 이 녹색캠퍼스의
원년이라고 할 수 있거든.
그때 어떤 일이 벌어졌냐 하면, 국민대학교에 처음으로 지하주차장이 형성이 되.
근데 이제 지상에 297개
면의 주차를 시킬 수 있는, 지하 주차면이 있었어, 그게 다 내려간 거야, 그러면 캠퍼스 위는 차 없는 캠퍼스.
차 없는 캠퍼스의 궁극적인
목적은 뭐겠어? 녹색캠퍼스.
녹색캠퍼스로 바꾸는 게 목표지 차를 없애는 게 목표는 아니지.
1차적인 목표는 차를 없애는 것,
2차적인 목표는 차가 없어진 그 주차장에다가
주차장을 텃밭으로 가꿔서 거기다 경작을 하자~ 이런 게 내 컨셉이었어.
- 아까 낮에도 학생들이 싸우고 있더라구요. 저것이 상추인가 배추인가, 새로운 식물인가...
배추지,
배추가 처음에는 상추처럼 크다가 꼬갱이가 앉는다고 그래서 안이 튼실해지면 우리가 보는 배추가 되는 거야.
지난번에는 배추농사를 지어서 그
배추를 가지고 김치를 담그고 그거를 많은 노인분들에게 전달해 주는 그런 일이 있었어. 이번에도 그런 걸 할 계획이야.
- 그걸로 성적을 매기는 건 아니죠?
그래서 그렇게 얘기를 하지, 배추가 죽으면 성적도 안 나온다!
그렇게 얘기해서 사람들이 열심히 물을 갖다 주고...
그것도 아주 의미가 있는 거지. (싹만 남은 배추도 있던데, 그 사람은
F인건가요?^^)
하하, 그래서 심지어는 자기 배추가 죽으면 새로운 걸 갖다가 옮겨 심어도 좋다!
그렇지만, 자기 이름으로 멀쩡하게
만들어 놔라. 이렇게 부탁을 했었어.
성적에 반영이 조금은 되겠지만 직접 반영되기는 힘들고 성실성으로 평가하는 거지.
중요한건,
선생님이 얘기하고 싶은 것은 그린 캠퍼스가 환경을 깨끗이 하는데 목표가 있는게 아니야. 환경은 좀 지저분하면 어때~? 중요한건, 그린 캠퍼스
안에 그린 “인텔리겐챠”, 녹색의 지식인을 만드는 것. 녹색의 지식인은 뭐야, 산업사회는 회색의 지식인을 만든 것 같애. 산업사회에서 경쟁
잘하고 돈 많이 벌고, 남들은 배려하지 않고...막 이렇게 살아왔거든. 그것이 갖고 있는 문제점들이 있다는 거야. 그러지 말자라고 얘기 하고
있는 거야.
그러지 말자고 얘기하는 취지, 이런 것들을 우리가 얘기해 줘야 되는 거야.
그런 취지의 이야기들을 하면 되는 거라고
생각을 하고.
- 길에도 조그마한 화분들이 놓여져 있던데, 그것도 혹시?
그거는 이번에 처음으로 학교에서 가을
기념으로 한건야. 그러니까 이제 환경미화가 많이 되지? 가을 분위기도 나고. 그래서 선생님이 처음으로 녹색캠퍼스 할 때 297개라 그랬잖아,
거기다가 차를 대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으로 297개의 화분을 하나씩 갖다놨어. ‘차없는 캠퍼스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아주 의미
있는 작업이었지.
- 교수님은 언제부터 환경에 관심을 가지셨어요?
나도 그 즈음 되서... 선생님이 시골 출신이고,
그래서 자연에 관심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지.
그리고나서 이렇게 대학교수가 되고 나서 학보사 선생님이 되고 주간 교수가 된
건데,
"아~이 교내에서 국민대학을 위해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거야.
그래서 국민대학에서
뭘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그랬는데 여러 사람들이 녹색캠퍼스를 만들고 싶어 하는 욕구들이 있었거든.
그걸 하나로 결집시키는 일이 내
일이었던 것 같애. 그래서 "국민대학교 녹색캠퍼스를 만들자!"
그래서 거의 신문 나올 때마다 특집을 만들어서 '녹색캠퍼스는 이렇게
해야됩니다. 이렇게 해야 됩니다.'라고 나온 거야.
그래서 차 없는 캠퍼스, 숲과 함께하는 캠퍼스, 물을?사랑하는 캠퍼스, 재활용 하는
캠퍼스...를 다양한 특집지면으로 내보낸거지.
이게 다 선생님이 했던 건데, 이렇게 만들다 보니까 아~이것만으로 하면 안 되겠구나 싶어서
교양과목을 만든 거야. 순서가 그렇게 되는 거야.
이제 녹색캠퍼스의 핵심은 뭐냐,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그것을 밭으로 가꿔서 이것을 사람들이
경작을,
배추를 기르는 것을 시키면, 이 푸르름의 의미를 알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그렇게 하도록 바꿨지.
선생님 꿈은
297개를 다 바꿨으면 좋겠는데, 지금은 (국제관 앞에) 2개밖에 안 바뀌어있지?
그러니까 앞으로 나는 희망이 커. 295개가 남아
있으니까.
- '녹색캠퍼스 함께하기' 강의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 건가요?
6명의 교수님들이 연속강의를 하는데
인류학자도 있고, 사회학자도 있고, 금속공예하시는 분도 있고, 경영학하는 분도 있고..이런 분들이 다 모여서 자기 분야에서 환경의 이야기를 하는
거야.
- 그분들도 다 환경에 관심이 많은 교수님들 인가요?
그렇지. 이런 작업들을 통해서 그분들도 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생기겠지. 그로써 훨씬 더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고. 선생님이 강조하는 건, 녹색캠퍼스에서 녹색지식인을 만들어야 된다는 것.
그러니까 산업사회에서 만들어 진 것들은 다 회색의 지식인이고, 회색의 지식인은 경쟁과 적자생존만 배워왔는데, 이제부터 녹색의 지식인은 배려와
공동체 정신, 이런 것들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만들어야 된다. 이게 이제 본 취지지. 그리고 이제 그렇게 밭을 경작함으로써 생명의 신비를
이해하고 생명의 신비를 이해함으로써 좀 더 환경친화적인, 그런 인간형을 만들 수 있다 라고 보고, 지금은 별로 환경친화적이지 않지만 앞으로 이
사람이 훨씬 더 환경친화적일 수 있거든. 그런 측면들을 강조하게 되면 나는 좋을 것 같애. 그래서 지금 배우는 수업생들은 십년이나 이십년 후에
아주 훌륭한 구성원이 되는 거지.
- 녹색전사 프로젝트라는 걸 봤어요, 프로젝트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요?
그러니까 우리 학교에서는
녹색전사단이 있잖아. 녹색전사단은 5인 1개조로 우리학교를 어떤 식으로든 변화시키는 일을 하는 거야. 그래서 5인 1개조는 자유로운 프로젝트야.
무엇을 해도 되. 그렇지만 우리 학교의 환경을 좀 더 의미 있게 변화시킬 수 있는 프로젝트를 하면 되는 거야. 그런 것들을 가지고 성적을
매기니까...
- 녹색캠퍼스를 만들기 위한 다른 활동은 무엇이 있나요?
그러니까 예컨대 이제 앞으로는, 이 북악관
위에 태양광 발전소를 만들 생각이야. 그래서 그 발전소를 만들어서 주식회사를 만드는 거지. 풍력발전소, 이런 것도 만들 수 있고.
(풍력발전소 잘 될 것 같아요^^) 그러니까. 바람이 좀 많이 불잖아. 그래서 산에다가 풍력발전소를 만들어서 바람개비를 만들어 놓으면
멋있을 거 아니야.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잖아. 그니까 그런 작업들을 좀 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어.
(전기도 많이 아낄 수 있고...)
그렇지, 그리고 또 여기서 태양광을 하게 되면 여기 외관 조명이 있잖아 야간에. 그 조명은 다 태양광으로 할 수 있을 거야. 그렇게 한번 해 볼
생각이야. 그렇다고 한다면 상당히 큰 의미가 있겠지. 그리고 이게 지금 북악관이 외벽이 다 식물이 지금 없잖아. 이 외벽에다가 다 담쟁이덩굴을
올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프로젝트를 할 수도 있지. 체육관 밑에 보면 주차장 있는데 거대한 옹벽이 있잖아. 거기다가 내가 담쟁이를 다
심었거든. 그러면서 그 담쟁이덩굴이 내년도만 지나면 그 위까지 막 올라 갈 거야. 그러면 그 전체가 녹색 담쟁이가 되는 거지. 근데 선생님이
3년 전에 시작 안했으면, 그거는 회색의 옹벽으로 남아있었을 거라구. 그런 변화를 우리가 추구하자는 거지.
- 이제 아이비리그가 되는 건가요?
그렇지, 이제 아이비리그가 되는 거지. (한국의 아이비리그!)
그렇지. 한국의 아이비리그는 녹색캠퍼스로부터 시작되는 것이지.
이제 대학의 서열은 더 이상 학력 중심의 서열이 아니라 어떻게
환경친화적인 아이디어를 생산해 내는가가 더 중요한 것 같거든. 그런 면에서 국민대학은 녹색의 정신으로 본다면 초일류 대학인거지. 녹색의 새로운
가치와 환경가치를 만들어 내고.
이명박 정부가 지금 녹색성장을 외치는데 이 녹색성장의 모든 창의적인 발상은 국민대학에서 비롯된다고도 볼 수
있지.
그래서 태양광 발전소만 만들면 애들이 옥상에 올라가서 태양광 발전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견학을 할 수가 있지.
- 한국의 아이비리그, 정말 경쟁력이 있을 것 같아요.
그렇지? 나는 그래서 우리 학교가 자꾸만 국제
몇 위고 이렇게 얘기하는데 그것은 산업사회의 패러다임인거야. 이 생명사회의 패러다임을 만드는 대학으로서의 의미를 강화시켰으면 좋겠어. 요즘
친환경이다 뭐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하잖아.
그래서 국민대학교를 나온 사람들은 누구나 녹색전사단의 경험이 있고, 이걸 통해서 뭔가 의미
있는 작업을 했다고 생각해봐. 그럼 훨씬 더 멋있어 지는 거지. 그런 작업들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들고... 그래서 내년도에는 녹색캠퍼스를 꿈꾸며
이 수업을 그 목요특강처럼 좀 대규모 강의로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
- 그럼 앞으로 더 수업을 확장하실 계획이신가요?
그래서 이제 내년도부터는 목요특강수준으로 강의를 좀
확대시켜서 강의를 하고 싶어. (그러면 다른 텃밭들도 더 많이 가꿀 수 있겠네요.) 그렇지. 그래서 지금 국민대학 저 밑에 또 하나의 텃밭을
만들었어. 학군단 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마을 동네가 있거든. 그 마을 안에 또 하나의 텃밭을 가꾸고 있어.
- 일반 학생들이 우리학교 녹색캠퍼스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실천할 수 있는 것에는 어떤게
있을까요?
나는 차가 우리학교에 안 들어오기 시작하는 거, 버스가 안 들어오기 시작하는 것은 학생한테는 큰 불편이라고
생각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진정한 녹색 차 없는 캠퍼스를 선택한 결정이라고 생각해. 벌써 국제관 앞이 얼마나 자유롭니. 그러니까 당장은
약간 불편하겠지만 나는 그 정도는 감내 해야되거든 사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버스가 다닐 땐 얼마나 불안했니. 항상 뒤를 보고 다녔지? 지금은
뒤를 보는데 습관적으로 차가 안 오지? 그거는 아주 신선한 경험이거든. 차가 진짜 없는, 그래서 나는 그것도 한번 해 보려고 그래. 캠퍼스에
다니는 차는 다 깜빡이를 키고 다니게끔 하는 것. 그러면 본인이 훨씬 더 주의하는 거지. “아 내가 안 들어 올 곳을 들어왔구나” 하고. 그래서
속도를 과감하게 줄이고...이렇게 작업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
- 근데 스쿠터 같은 건 여전히 많이 보이는데, 오히려 버스가 없어지고 스쿠터가 좀 더 많아진 것 같기도 들어요.
그렇지, 상대적으로... 근데 스쿠터도 사실은 규제가 필요하지. 차 없는 캠퍼스를 위해서, 스쿠터도 차긴 차니까.
발상을 전환해야 된다고 생각해. 나는 로마의 트레비 분수처럼 여기에 좀 우물을 개발해서 북악관 앞에 늘 물이 샘솟도록 하고 그 물을
사람이 먹을 수 있게 했으면 좋겠어.
(저 쪽에 계곡이 흐르잖아요, 그 길을 조금만 다듬어 놓으면 학교도 훨씬 넓어지고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 거기다가 친숙공간을 만든다는 그런거 아니야. 거기다 이제 걷는 길을 만들고...훨씬 좋아지겠지. (지금 계획에
있는 거에요?) 응, 계획에 있지.
- 마지막으로 국민대의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나는 국민대학교 학생들이 산업적 가치를 좇아가서
스스로 이류라는 생각을 갖기 보다는 생명의 가치를 추구하면서 스스로 초일류라는, 생명적 가치와 미래의 가치에 있어서 우리는 정말 초일류의 학교를
다니고 있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녹색정신을 학생 스스로가 실현시키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어. 그게 최고의 길 같애.
그런걸 실현시켜주는
구체적 노력은 녹색캠퍼스를 통해서 할 수도 있고 다양하게 할 수도 있고. 다음 학기부터 이걸 좀 더 목요특강 수준으로 확대시킨다면 더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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