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기획특집

세상의 중심에서 국민을 외치다 2. 일본편

앞편에서 우리는 국민인의 귀중한 경험을 통해 중국으로 간 교환 학생의 여러 면모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이번에는 교환 학생을 통해 공부 이상의 소중한 사람들을 얻었다는 일본의 노수빈 학생을 만나보았다.

-국제학부 프로그램을 통해 가게 된 학교와 학과는?

일본 토호쿠 대학 법학과에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본인 소개를 해주기 바란다.

국사학과에 재학중인 노수빈(07)입니다.

-교환 학생에 지원하게 된 계기.

국사학과인 만큼 이전부터 한일관계사에 대해 공부해보고 싶었고, 한일 관계사에 대해 공부하려면 먼저 일본에 대해 알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책으로만 배우는 일본이 아닌 내가 직접 체험하고 느껴서 알게되는 '일본'이 중요하다고 생각됐기에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준비 과정

처음 가는 외국인지라 정보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이분저분에게 물어보며 준비했다. 서류나 여권, 갈 짐 싸는 것 모두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가서 생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기에 굉장히 신경쓸 일이 많은데, 잘 하지 못해서 처음에 좀 고생을 했다.

-주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낮에는 학교를 가고 밤에는 친구들과 여러 곳을 구경하러 가거나 한다. 주 3일 정도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돈도 벌었다.

-재미있었던 에피소드, 힘들었던 에피소드

노수빈 학생이 지냈던 토호쿠 대학의 기숙사.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는 역시 일본에서 사귄 친구들과의 이야기다. 외국인 전용 기숙사에 살아서인지 일본인 친구보단 외국인 친구들이 더 많았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12월 31일에 다같이 '자오'라는 온천이 유명한 지역에 여행을 가서 료칸에 머물며 새해를 맞은 것이다. 다 같이 눈싸움도 하고 온천도 즐기고, 모두들 술을 좋아하는지라 저녁엔 카운트다운을 하며 술도 마셨는데, 결국 그 다음날 숙취 때문에 다들 료칸에서 나온 일본식 새해 요리는 얼마 먹지도 못하고 방에서 잠만 잤었다.

힘들었던 것은 역시 처음 적응하지 못했을 때와 소중한 친구들과 작별인사를 해야 했을 때였다. 초창기엔 언어 문제와 첫 독립이라는 압박감 때문에 많이 외로움을 탔었는데, 옆방에 사는 언니가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고 저 혼자 집에 남게 된 적이 있는데 창문 밖으로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걸 보고 너무 외로워져서 혼자 현청 앞 공원에서 술을 마셨던 적이 있다. 지금 와서는 웃으며 말할 수 있는 추억이지만 그때는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정말 힘들었던 건 역시 소중한 친구들과의 이별이다. 정말 가족 같은 친구들인지라 다들 자기 나라로 돌아갈 때 너무 속상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어떤 것을 얻고 잃었는가.

정말 많은 것을 얻었다. 성적은 정말 할 말이 없을 정도로 꽝이지만, 후회가 되지 않을 정도다. 내 생에 둘도 없이 소중한 인연들도 많이 만났고, 또 그 인연들을 통해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생각했다. 적어도 내 소중한 사람들이 나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을 정도는 되자! 라는 목표도 세웠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드는 생활비, 교육비.

학비의 경우 교환학생으로 가는 학교에 학비를 내는 것이 아닌, 국민대에 내는 시스템이다. 그 외의 드는 비용은 기숙사비를 포함한 생활비인데, 생활비는 가서 어떤 생활을 하느냐에 따라 그 비용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교환학생 지원 팁.

가서 내가 무언가를 얻어오겠다! 라는 의지가 중요하다. 그리고 언어와 자신감도 중요하다. 처음 일본에 도착했을 때, 만두 가게에서 만두 정식도 제대로 주문 못하는 나의 모습에 얼마나 실망하고 후회했는지 모른다.

-국민인들에게 한 마디.

교환 학생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수많은 기회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누구든 이 좋은 경험을 해보길 바라지만 단순한 스펙 같은 의무감으로 해외에 나가는 것은 지양했으면 한다. 공부를 하기 위해 일본에 왔지만 난 그보다 더 의미 있고 값진 경험을 했다. 세상을 보는 눈이 더 커진 기분이랄까. 그리고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 부대끼고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생활하며 이제 이곳은 또다른 나의 집이 되어버렸다. 기회가 되면 다른 나라에서 가서 또 다른 사람들도 만나보고 싶다고 느꼈다. 한 번쯤 기회가 온다면 그 기회를 놓치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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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인터뷰에 응해준 노수빈 학생은 기자의 친구다. 인터뷰를 하며 유학을 가기 전 친구의 모습이 떠오른다. 밝고 명랑한 친구였지만 기억을 반추해보면 그때와 사뭇 달라졌다. 인터뷰에 응해준 지금 친구의 눈은 의욕에 충만해 반짝반짝 빛나며 성장해있었고 외국 친구들과의 생활에 대해 얘기해주는 모습에 듣는 나도 그만 설레버렸다. 이후 또 다른 나라에도 자신이 돈을 벌어 꼭 가보고 싶다는 친구의 말에 한편으론 기분이 씁쓸해졌다. 그동안 나는 내 열정과 꿈과 인생의 경험을 더 넓게 펼칠 생각은 않고 한낱 눈앞의 일에만 급급하며 쫓기고 있었던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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