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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보존 잘된 한국 서원, 발상지 中도 경탄/정만조(국사학) 교수

“중국은 서원의 발상지지만 문화대혁명 등을 거치며 대부분 파괴된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서원에 관한 한 한국보다도 중국이 더 적극적으로 우리와의 교류를 원하고 있죠.”

20일 서울 성북구 정릉동 국민대 경상관에서 국민대 한국학연구소, 한국서원학회, 중국 후난 성 웨루(岳麓)서원이 공동으로 ‘동아시아 유교문화권 속의 서원’을 주제로 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한다. 2006년과 2007년 한국과 중국에서 번갈아가며 학술회의가 열린 뒤 이번이 세 번째다.

정만조 한국서원학회장(국민대 문과대학장·사진)은 19일 인터뷰에서 “이번 학회는 그동안 각국 서원의 현황 등 일반적인 내용을 살펴봤던 기존 회의와는 달리 각국 서원의 교육제도라는 특정한 주제를 놓고 열리는 첫 회의”라며 “서원의 교육제도를 비교·연구함으로써 각국 서원의 가치관과 인간관을 알 수 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중국은 서원에서 과거시험을 위한 교육을 주로 실시했지만 한국의 서원은 공식적으로 서원 내 과거공부를 금지하는 등 개인적 수련의 공간이었다. 일본은 과거제도가 없었던 대신 지방 한코(藩校) 등에서 민간인부터 무사계급까지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유교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중국의 대표적인 서원인 웨루의 주한민 원장, 일본사상사학회의 쓰지모토 마사시 회장 등 중국과 일본의 학자 10여 명이 방한해 관련 논문을 발표하고 토론한다.

특히 중국 측은 서원 건축 전문가를 대동해 18일과 19일 경북 안동시 도산서원 등을 돌아봤다. 정 회장은 “중국은 서원문화가 잘 보존돼 있는 한국에서 유교문화의 원형을 다시 찾아가려 하고 있다”며 “학술교류를 통해 한국 서원의 소프트웨어를 중국에 수출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웨루서원은 현재 중국 한국 대만 베트남 등의 서원을 망라하는 서원박물관 건립을 추진 중이지만 관련 유물과 자료가 부족해 한국 측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중국이 서원에 주목하고 있는 것은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원동력을 중국적 가치, 나아가 유학 속에서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도 유학은 물질적인 풍요에 따른 정신적인 공허를 채우기 위한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서원은 국가 관료를 길러 법치를 실천하도록 했던 향교와는 달리 향약 등을 통해 지역주민을 교화하는 예치의 공간이었다. 당대 정신문화가 집약돼 있는 장소인 셈이다.

이번에 방한한 난바 유키오 일본 후쿠오카여학원대 교수는 10월 일본에서 한국 중국 대만 등의 학자들과 함께 국제서원학회 창립을 추진하고 있다. 정 회장은 “중국과 일본 등 외국에서도 한국 서원의 가치에 주목하고 있지만 오히려 우리나라에서는 구한말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형성된 서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완전히 걷히지 않고 있다”며 “당대 지도층의 수련 장소였던 서원을 현대에 되살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문 보기 :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908200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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