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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현 칼럼] 산불 부르는 ‘영농부산물 불법 소각’ / 남성현(임산생명공학과) 석좌교수

 

올해 들어 벌써 수십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지난해 대형산불이 났던 경북 의성지역에 또 산불이 발생해 하마터면 대형산불로 번질 뻔했다. 정부가 ‘산불재난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도 왜 산불이 계속 발생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의 오래된 ‘생활 습관과 관행’이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산불 원인은 온습도·바람 등 ‘기상적 요인’과 연료 역할을 하는 ‘숲 상태’, 불법 영농부산물 쓰레기 소각, 입산자 실화, 화목보일러 재 무단투기, 용접 부주의, 사소한 방심과 같은 ‘인위적 요인’이 꼽힌다. 기후변화로 평균 기온은 높아지고 있다. 2℃가 올라가면 산불 발생확률이 13.5% 높아진다고 한다. 봄·가을에는 대체로 날씨가 건조하고, 겨울에는 눈이 잘 내리지 않는다. 실효습도가 35% 이하로 떨어지면 대형 산불위험이 커진다. 바람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초속 6m의 바람이 불면 산불 확산 속도가 26배까지 빨라질 수 있다고 한다. 10년 전만 해도 산불의 직선 확산 속도는 1시간당 4㎞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엔 두배인 1시간당 8㎞까지 빨라졌다고 한다. 숲에 있는 나무의 양은 50년이 지나면서 30배가량 늘어났다. 농산촌에서 논·밭두렁 태우기, 영농부산물·쓰레기 소각과 같은 생활 습관과 관행은 계속되고 있다.

 

산불은 무엇보다도 예방이 최우선이다. 지형·기상과 기후적 요인 등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인위적 요인은 강력한 행정지도와 함께 국민이 관심을 가지면 바꿀 수 있다. 원인별로 맞춤형 예방대책을 추진해야 한다. 산불의 3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소각 산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본다. 봄철 농산촌에서 영농 준비를 위해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불법소각 행위를 막아야 한다. 산림으로부터 100m 이내에선 소각행위를 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최대 2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고의가 아닌 실수로 산불을 낸 경우라도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그런데도 영농부산물을 처리하기 위한 불법소각 행위는 여전하다. 필자는 산림청장으로 근무하면서 기회가 될 때마다 농산촌지역을 찾아 마을회관에 산불예방 포스터를 붙이고 주민들에게 큰절까지 올리며 귀가 따가울 만큼 소각산불의 위험성을 알렸다. 공무원들이 집집마다 찾아가 논·밭두렁을 태우지 말고, 고춧대 등 영농부산물을 소각하지 말라고 간곡히 부탁도 드렸다. 산불 예방·진화 인력을 활용해 영농부산물 파쇄를 지원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관습처럼 굳어진 불법소각을 억제하는 데 한계가 따랐다. 이에 산림청·농촌진흥청·농림축산식품부·행정안전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손잡고 ‘찾아가는 영농부산물 파쇄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는 전문 파쇄팀이 산림과 연접된 고령농가 밭을 찾아가 파쇄를 지원하는 제도다.

 

문제는 관련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유비무환의 자세로 예산을 크게 확충해야 한다. 정부는 법적·제도적 장치도 보완했다. 올 2월부터 산림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종전보다 강화한 ‘산림재난방지법’을 시행한다. 산림재난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한국산림재난안전기술공단’을 출범하고 ‘산림재난대응단’도 운영에 들어간다. 권역별로 산불방지센터를 가동한다. 앞으로 산불예방과 초동진화를 위해 현장에서 관계부처간 유기적인 협력이 얼마나 잘 이뤄지느냐가 관건이다.

 

남성현 국민대 석좌교수 전 산림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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