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집의 귀환> : 국민*인이 기획한 국민대 박물관 특별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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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위가 사필귀정 以校爲家 事必歸正 : 학교를 집과 같이 사랑하라’ 국민대학교 설립자 해공 신익희 선생이 남긴 훈화말씀이다. 국민대학교 행정대학원 미술관‧박물관학전공 학생들은 성곡도서관 박물관에 개교 70주년을 기념해 <집의 귀환: Return Home>展을 열었다. 이번 전시주제는 해공 신익희 선생의 말씀에서 출발해 공동체에서의 ‘공간’에 대한 개념을 예술학적으로 풀어냈다. ‘집’이라는 공간이 가지는 다양한 인문학적 의미를 고찰함으로써 가정이라는 1차원적 공간 개념에서 모교, 직장, 사회로 확장된 공간에 대한 문화적 경험을 기대할 수 있다. 국민*인들이 힘을 모아 설립자의 교훈을 기리기 위해 국민대학교에서 주최한 전시, <집의 귀환>은 어떤 모습일까?
전시장에 들어서면 1부 표류하는 집에서는 국내외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안세권, 이갑재, 정재호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세 작가는 사진, 회화 등 평면의 화면 속에 집이라는 공간에 대한 각기 다른 미학적 해석을 하고 있다. 안세권은 서울 재개발 현장들을 사진으로 찍어 재개발이 시작되는 21세기 초 서울의 이행적 시간을 보여준다. 그의 작업에 나타나는 집은 사람이 떠난 침묵의 근대식 주택과 콘크리트 벽의 아파트 단지다. 한 울타리 속에 펼쳐진 서로 다른 집의 형태는 올드타운에서 뉴타운으로 흐르는 시대의 변화를 보여준다. 이갑재의 <가벼움의 시대>는 가볍고 연약한 종이 위에 실 같은 가벼운 소재들을 배치한다. 이는 인간 세상의 연약함을 집의 형상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정재호는 도심에서 떨어진 곳에 자리해 스러져가는 아파트의 낡은 건물과 주택을 그린다. 그의 작품에서는 사람들이 모두 떠나 기념비적으로 남은 건물과 그곳에 지나간 사람의 자취를 느낄 수 있다.
1부 표류하는 집에서 특별한 점은 국민대 건축학부 학생이자 유망한 젊은 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선진(건축설계전공 09), 박문(건축설계전공 10)이 아카이브로 참여한 작품을 함께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두 건축가는 도면과 모형, 설계 책자를 통해 자신이 구상하는 집의 모습을 보여준다. 김선진은 독립과 소통의 공간으로서의 집을, 박문은 다시각의 공간과 타인과의 교류를 매개하는 공간으로서의 집을 이야기한다. 김선진의 작품
▲기획자 박인혜, 이제훈 ▲주요참여자 (왼쪽부터 기획자 이제훈, 진행팀장 권수연, 디자인팀장 류은빈, 기획자 박인혜, 디자인팀원 이경희, 진행팀원 이지훈, 운송설치팀장 권재형) ▲ 오픈식 테이프컷팅(안세권, 정재호, 이갑재 작가, 이석환 원장, 문창로 박물관 관장, 김선진 건축가, 박문 건축가)
Q. <집의 귀환>展의 준비과정은 어땠나요? 섭외하기 어려운 유명 작가 분들이셨던 만큼 저희 대학원생들이 작가님들께 작품을 얻으려고 사방으로 노력했죠. 작가님들께서도 저희가 학생이고 또 학교 박물관에서 전시를 한다고 하니 믿고 작품을 맡겨주신 것 같아요. 바쁘신 와중에도 저희 전시에 참여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자기 직업을 가지고 대학원을 병행하는 친구들도 많은데 이번 전시 프로젝트에 참여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일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우리 손으로 전시를 꾸려간다는 느낌으로 즐겁게 진행했습니다. 또 전시경험이 있는 친구들과 없는 친구들이 함께 일하면서 서로에게 배운 것도 커요. 전시 경험이 있는 친구들은 새로운 방법을 연구할 수 있었고, 처음 전시를 기획하고 진행한 친구들은 많이 배우고 값진 경험을 한 거죠. 학교 박물관에서 전시를 진행한다는 것도 큰 의미 있는 일이였어요. 국민대 안에서 국민*인이 기획하고, 참여하고 설립자의 뜻을 기릴 수 있는 의미 있는 전시였습니다.
Q. 국민대 건축대학 학생들의 아카이브 참여는 어떤 의미인가요? 전시를 진행하면서 많은 얘기를 나누던 중 국민대 건축대학 학생들의 작품을 함께 전시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건축대학 사무실에서 추천을 받고 그 중 좋은 작품을 선정해 함께 작품을 전시하게 됐어요. 오프닝 때 전시 작가님들과 함께 건축대학 학생들도 와서 작품 설명을 했는데 정말 자랑스럽더라구요. 외부에서 오신 유명 작가분들 앞에서도 자신만의 색깔과 작품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설명하시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거든요. 우리만의 전시가 아니라 국민*인이 함께 참여하고, 설립자의 훈화말씀을 기리는 <집의 귀환>이라는 주제에 더욱 가까운 전시가 된 것 같아 뿌듯했어요.
2부 꿈에 그린 집은 국민대학교 박물관 소장유물 전시로, 전통사회와 그 곳에서 남겨진 유물 작품에서 발견되는 집과 그 속에 담긴 집의 의미를 보여준다. 남주 고영문의 <산수도-공산무인>, 심향 박승무의 <산수도>, 옥애 김진여의 작품 <묘향산 전도>, 청전 이상범 <추경산수도> 등이 있다. 특히 <도장무늬뼈단지>는 사후의 집으로 해석된다. 불교에서는 죽은 사람 또한 집에 대한 애착을 가진다고 생각했다. 육체라는 집이 무너진 상태에서 정신은 떠나지 못해 미혹에 빠진다. 이에 육신을 불태워 미혹에 빠지지 않게 하고 뼈단지에 망자의 잔재를 봉인해 윤회를 돕는다는 것이다.
Q. 국민대 학생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어떤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을까요? 이번 전시는 개교 70주년을 맞이해 박물관과 행정대학원 미술관‧박물관학전공 전시기획팀이 공동으로 기획한 전시로, 외부 유명 작가와 국민대 학부생의 작품은 물론 박물관 소장유물까지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집의 귀환>展에서 보여주는 집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의미 변화를 살펴봄으로써 좀 더 확장된 문화적 시야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전시는 올해 국민대학교 70주년을 맞이해 학교를 거쳐간 수많은 사람들, 또 현재 국민대학교 구성원들이 함께 학교라는 또 하나의 집에 대해 고찰해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집의 형태, 의미변화를 통해 우리에게 ‘학교’와 ‘집’이라는 공간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길 바랍니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 뿐이리.’ 아무리 번듯하고 좋은 공간도 내 집 만큼 안락하고 사랑스러운 공간은 없다. 개교 70주년을 맞아 해공 신익희 선생의 훈화말씀에서 출발한 기획전시 <집의 귀환: Return Home>. 온 국민*인이 한 마음으로 준비한 이번 전시는 ‘이교위가(以校爲家): 학교를 집과 같이 사랑하라’는 신익희 선생의 뜻이 실현되는 공간이다. 국민대 박물관에서, 국민*인이 기획하고, 국민*인이 참여하는 뜻 깊은 전시는 오는 2월 15일까지 열린다. 작품을 통해 또 하나의 집인 우리 학교가 내 삶에서 가지는 의미를 되돌아보고 그 의미적 변화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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